이른 저녁, 하늘에 구름들이 천천히 흘러가는 풍경을 보고 있습니다. 해가 나기도 하고 잿빛 구름이 덮기도 하며 서두를 것도 없이 정한 길이라도 있는 듯 밀려가고 밀려옵니다. 저것들은 차가운 얼음이었다가 흐르는 물이었다가 궂은날 비였다가 새벽 푸른 안개였다가 지금은 켜켜이 하늘을 떠도는 구름이라 불립니다. 물이 없다면 생명도 없었다 하지요. 모든 것을 품고 그 자체로 모든 것이기도 한 것. 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뿐인데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들이 참 많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