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 무렵, 종일 너무 오래 앉아만 있었던 것 같아 카메라를 들고 동네 골목들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장갑에 귀마개도 하고 미끄러지지 않으려 등산화도 신었지요. 얼어붙은 바닥을 밟을 때마다 우두득 우두득~ 잠잘 때 이갈이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낯설게 보려 애를 썼지만 낯익은 것들이 그리 쉽사리 낯설어 보일리가요. 골목마다 문 연지 얼마 안 되어 폐업하고 기둥만 남은 곳들이 많았습니다. 코로나에 겨울만 겪고 봄을 보지 못한 곳들일 겁니다.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도, 아름다운 여름도, 풍성한 가을도 있으니 한 계절만 겪고 다른 계절의 기쁨들 까지 모두 잃지는 않으셨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