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손에 잡히질 않습니다. 책을 뒤적이고 커피를 홀짝이며 창으로 일렁이는 나무 그림자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습니다. 욕심을 부렸던 일이 별 소득 없이 끝나버려 맥이 빠진 모양입니다. (자주 있는 일입니다) 툭툭 털고 자리에서 일어나 친구들 불러 막걸리라도 한 잔 할까 싶다가도 혼자 조용히 산책이나 하자 합니다. 속 시끄러운 날은 몸을 움직이는 편이 낫습니다. 걷다 보면 또 하고 싶은 것들이 떠오르겠지요. 어쩌면 사는 건 넘어지고 서고 걷고의 연속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