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6 pm 13:47
본문

08.16
Wednesday 13:47
날이 뜨거워 인적이 드물었는데 큰 나무 그늘에 차 몇 대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습니다.
돌계단을 오르면 고려시대 큰 바위에 새겨진 부처님을 모시는 대웅전이 나오고,
가운데 방석에 앉으면 정면 유리창으로 대웅전 밖 큰 바위에 희미한 부처님 형상이 보입니다.
그리고 옆으로 돌미륵을 모신 관음전이 있고 더 위쪽으로는 산신각이 있습니다.
마침 습기를 내 보내려 문을 모두 활짝 열어 놓으셔서 안을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탱화나 조각이 이전에는 무서웠는데 내력을 알고 난 후부터는 무섭지 않고 흥미롭습니다.
악인이나 악귀를 몰아내려 험상궂은 얼굴을 하기도 하지만,
부처님에게 감화되어 따르는 신화 속 신이 나 경전 속 인물들입니다.
절간 구석 그늘에 가만히 앉아 적막 속에 산등성이에 가끔 일렁이는 바람을 보는 게 좋습니다.
전생이 있었다면 수행까지는 아니더라도 절간 근처에 살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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