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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5 am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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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소담 조회 360회 작성일 2023-10-05 10:51:00 댓글 0

본문

10.05
Thursday 10:51
새로 들인 붓들을 길들이려니 이것들도 하나의 인격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고집스러운 것도 있고, 순하게 제 몸을 맡기는 것도 있습니다.
카본이 주재료인 요즘 먹물들은 붓을 사용 후 잘 빨아놓지 않으면 붓털이 쉽게 상합니다.
몇 글자 쓰고 필산에 걸쳐두면 금세 굳어 불편하지요.
그래서 책상에 작은 물통을 두고 그때그때 상하로 붓을 흔들어 대충 빨아 쓰고,
저녁에 쓴 붓들을 한데 모아 한번에 흐르는 물에 잘 빨아 둡니다.
그런 면에서 붓펜이 편하기는 한데 붓과 붓펜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글씨의 굵기나 먹의 농담, 큰 글씨, 붓 선이나 갈필의 느낌 같은 것들은 붓보다 못하지요.
붓펜은 어느 정도 일정하기도 하고 무던하다면,
붓은 살살 달래며 다루어야 하는 느낌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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