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에 작은 캠핑 난로를 꺼내 놓았습니다.
작년에 넣어 두었던 등유가 아직 남아있어 불을 붙이니 금세 불이 올라옵니다.
불이 붙을 때 나는 기름 냄새도 나쁘지 않습니다.
뜨겁던 여름은 이제 온데간데없고 따뜻한 온기가 고마운 계절이 와 있습니다.
난로에 주전자에 물이라도 올릴까요, 밤이나 고구마를 구워볼까요.
빨래를 널고 화초를 기르는 작은 베란다여서
여럿이 둘러앉기엔 비좁지만 고즈넉하게 혼자 앉아 있기엔 충분합니다.
이 정도의 공간, 이 정도의 온기면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