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과 순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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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부터 분주합니다. 작은아이 수능 시험 치르는 날입니다. 시험장은 다행히 버스로 한정거장 거리인데, 새벽바람 차가울 것 같아 차로 데려다 주려 했더니 친구와 만나 버스로 가기로 했답니다. 점심에 먹고 싶다던 호박죽 데워서 보온병에 담고 춥지 않게 입혀 보냈습니다. 분주함이 사라지고 조용히 뜨거운 차한잔 들고 들어와 앉으니 많은 것들이 가을 바람처럼 스쳐갑니다.
메모해 두었던 홈플러스의 수능응원글이 있어 아래에 옮겨 적습니다.
11.14
Thursday 08:35
순응이 곧 끝납니다.
12년의 길고 길었던 교육과정이 마무리됩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등하교하고
점수에 의해 등급으로 줄 세워지고
싫어도 의무적으로 해야했던 모든
순응으로부터 해방될 것입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었고
인생의 가치가 대학 순위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은 먼저 성인이 된 우리들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10대 청소년 개개인의 가치를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을 뿐입니다.
순응이 곧 끝납니다.
우린 당신이 제대로 찍길 바랍니다.
정답을 찍는 것이 아니라
이 시스템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출발을 하길 바랍니다.
우린 당신이 제대로 붙길 바랍니다.
대학에 붙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기조대로 세상과 제대로 한 판
붙길 바랍니다.
순응이 곧 끝납니다.
이제 세상에 불응할 수 있는
성인이 된 수험생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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