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젖어 출렁입니다
본문
05.15
Friday 15:07
나뭇잎들이 비에 젖어 물결처럼 출렁입니다. 창을 열면 쏟아져 들어오던 앞산의 아카시아 향기도 비가 그치면 함께 그치겠지요. 꽃이 진자리도 고우면 좋겠지만 그건 지는 꽃이 고민할 일은 아닐겁니다. 조금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 삶의 가혹함을 자연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산아래 낙화는 아무렇지 않은데 밟고 지나는 사람들이 아쉬워할 뿐입니다.
한동안 의도치 않게 길었던 머리를 잘랐더니 숨어있던 흰머리들이 보입니다. 지난주말 가족들 모임에 막내 머리가 하얗길래 염색 안하냐 물었더니 일부러 어리게 보이기 싫어 그냥 둔답니다. 모두가 한소리로 아직 젋어서 그렇다 했습니다. 일부러 젊어 보이려 애쓰지는 않지만 흰머리가 아직은 어색해 저녁엔 빵순씨에게 염색해 달라 해야겠습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