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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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은 평온합니다. 느즈막히 일어나 뜨거운 차 한잔 들고 방으로 들어와 조용한 음악 틀어 놓고 책을 읽거나 글씨를 씁니다. 그러다 지루해지면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종이들을 묶어 책을 만들기도 하고 흐려진 눈을 감고 하릴없이 몽상에 빠지기도 합니다. 어제는 날이 흐려 반소매 옷이 조금 추웠는데 오늘은 날이 좋아 가벼운 외출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직은 앞산의 아카시아꽃들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05.17
Sunday 10:52
글씨가 다시 조금씩 변하고 있는것을 느낍니다. 사용하던 붓을 바꿔 글씨가 가늘어 졌고, 조금씩 획을 꺽고 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글씨들이 자꾸 생겨나 쓰는 시간보다 지켜보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느낌입니다. 지금보다 좀 더 단순하게 다듬어 졌으면 좋겠습니다. 붓에 씻을때 먹물을 완전히 빼려던 마음을 조금 비우고 나니 붓을 씻는 일이 한결 편해 졌습니다. 붓을 깨끗이 오래 사용하는 것도 좋겠지만 붓 씻는 일이 귀찮아 붓을 잡으려던 마음까지 망설여진다면 좋은 습관이 아닐수도 있으니까요.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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