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책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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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Tuesday 12:24
지난 일주일 동안 책을 열심히 읽었습니다. 너무 술술 잘 넘어가 아껴가며 읽은 책도 있고, 한줄한줄 생각할 것이 많아 밥처럼 꼭꼭 씹어가며 읽은 책도 있고, 시작했으니 그래도 읽는데까지 읽어보자며 오기로 읽은 책도 있습니다. 책도 사람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합니다. 술술 읽히는 유쾌한 책, 묵직하지만 가슴에 품고 다니는 책, 억지로 읽는 책, ... 나는 어떤 책일까요.
호기심과 허영심에 이른바 장비빨처럼 붓과 종이, 물감, 잉크, 펜, 서예용품들을 사들인 시절이 있습니다. 잘쓴 글씨나 작품들을 보며 분명 좋은 붓과 좋은 종이 때문일꺼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모두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지금은 붓이나 종이 탓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 특성에 맞게 사용하는 사람의 차이가 있을뿐이죠. 가끔 어떤 붓을 쓰는지 어떤 종이를 쓰는지 달라 보인다며 물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 역시 인터넷으로 적당한 종이나 붓을 주문해 그때마다 품질이 달라 매번 적응하며 쓰고 있습니다. 퍼지면 퍼지는대로 번지면 번지는대로 나름 멋있구나 생각하면 그 역시 새로운 공부가 됩니다. 어쩌면 붓의 유연함, 먹을 받아주는 종이의 넉넉함을 배우는 공부 일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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