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을 조금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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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Saturday 22:02
저녁에 둘째 아이와 둘이만 밥을 먹게 되어 아이가 좋아하는 초밥집에 가자 했습니다. 저녁 무렵 아르바이트하고 돌아오던 아이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초밥은 비싼데 집에서 파스타 만들어 드릴까요?" 하는 내용입니다. 회신으로 "아빠랑 밥 먹을 땐 돈 걱정 안 하기" 하고 보냈더니 알았다 합니다. 오랜만에 딸아이와 데이트하며 너무 검소하게 키운 건 아닌가 걱정도 조금 했습니다. 아직은 맛있는 거 사줄 수 있는 아빠여서 그리고 이제는 오히려 배울 것 많은 딸로 잘 자라줘서 고마웠습니다.
Tue, 24 May 2022

유리병에 심지를 꽂아 쓰는 방향제 심지를 무심결에 만졌다니 손에서 종일 향기가 납니다. 손을 꼼꼼하게 몇 번을 씻었는데도 차를 마실 때 밥을 먹을 때도 향이 올라오니 참 난감합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합니다. 돌아보면 항상 모자람보다 넘치는 것이 문제였죠. 오늘은 책도 안 읽히고 몸도 나른해 오후가 어찌나 무료하고 길었는지 모릅니다. 바쁠 때 하고 싶어 적어 두었던 목록을 꺼내봐도 시큰둥. 이런 날은 낮잠도 오지 않습니다.
Wed, 25 May 2022

아침에 손을 씻다 살펴보니 며칠 전 엎질렀던 먹물도, 어제 묻혔던 향수 냄새도 사라졌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도 손은 자주 씻는 편이었지만 하루에 10번 이상은 씻는 듯합니다. 한동안 습진이 생겨 핸드크림을 한 달 정도 바르며 회복하기도 했습니다. 글씨나 그림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손이 불편한 것을 상상하면 참 막막해집니다. 손을 보면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고 하지요. 제 손을 들여다보다 거칠고 크고 투박하셨던 아버지의 손이 떠올랐습니다. 조금 슬퍼했습니다.
Thu, 26 May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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