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을 묶고 있습니다 선물하려고 매일 하나씩 매듭을 묶고 있습니다. 점심 먹고 나른한 시간에 잠을 쫓으려 시작했는데 이젠 자리에 앉으면 자동으로 몸이 움직입니다. 선물 받을 사람 얼굴을 떠올리며 만들면 한 시간쯤 걸리는 시간도 훌쩍 지나 버립니다. 얼마 전 보람 작가님이 누웠다 불현듯 일이나 목걸이를 만들려 조개에 구멍을 뚫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나 유리병에 담아 두었던 작은 조개껍질들을 꺼내 무얼 만들까 궁리하며 만지작 거리…
걱정을 조금 했습니다 저녁에 둘째 아이와 둘이만 밥을 먹게 되어 아이가 좋아하는 초밥집에 가자 했습니다. 저녁 무렵 아르바이트하고 돌아오던 아이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초밥은 비싼데 집에서 파스타 만들어 드릴까요?" 하는 내용입니다. 회신으로 "아빠랑 밥 먹을 땐 돈 걱정 안 하기" 하고 보냈더니 알았다 합니다. 오랜만에 딸아이와 데이트하며 너무 검소하게 키운 건 아닌가 걱정도 조금 했습니다. 아직은 맛있는 거 사줄 수 있는 …
저녁에 산책하기 좋은 요즘입니다 저녁에 산책하기 좋은 요즘입니다. 저녁시간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삼룡천 산책로를 걷기도 합니다. 저녁에 자전거를 탈 때 날파리 그룹(?)이 많아 스포츠 안경을 사야 하나 고민했는데, 되짚어 보니 한낮이나 밤에는 날파리가 없었던 것 같아 자전거는 좀 이른 시간에 타거나 늦은 밤에 야간 라이딩을 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비가 오지 않아 삼룡천이 녹차라테가 되어 가고 있지만 그 속에서 또 한창인 들풀이나 날아드는 …
종일 캠핑장에 있었습니다 어제는 종일 캠핑장에 있었습니다. 햇볕에 순하게 졸고, 많이 웃고 많이 놀았습니다. 꽃가루가 날리고 자외선에 선크림을 자주 발라야 했지만, 바람에 잎을 뒤집어 온통 하얗게 변하는 숲과 잎들이 부딪히며 내던 바람소리가 좋았습니다. 어스름 저녁이 되자 나 보라는 듯 솟은 보름달은 어찌나 달덩이 던지요. 날이 점점 더워져 다음엔 나무 그늘이 있는 캠핑장을 찾거나 UV 차단이 되는 암막 타프를 준비해야겠습니다. 오…
어지르고 치우고의 반복 도서관에서 한 달 치 읽을 책을 욕심껏 데려왔더니 양식을 쌓아 둔 것처럼 마음이 넉넉합니다. 도서관에서 빌려볼 수 있는 기간은 보통 2주인데, 예약된 책이 아니라면 1주일 더 연장할 수 있습니다. 천안 도서관에서 올해도 독서마라톤을 한다는 포스터를 보았습니다. 작년에 참여해 보니 책의 페이지 수를 마라톤 거리로 환산하는 방식입니다. 오랜만에 먹과 종이들로 어지럽던 책상을 정리하고 나니 두 배쯤 넓게 느껴집니…
아카시꽃이 한창 앞동산에는 지난주부터 아카시꽃이 한창이어서 창을 열면 아카시향이 집안으로 쏟아져 들어옵니다. 몇 주 만에 무섭게 울창하고 짙어져 꽃을 피우는 아카시 숲을 보면 생명의 힘이 무섭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얼마전 가지치기 해서 물꽃이 했던 고무나무도 솜털 같은 뿌리가 보입니다. 잠깐 밖에 다녀와도 더워 선풍기를 자주 틀게 되고, 이미 마트에는 참외와 수박이, 거리에는 반소매 반바지가 어색하지 않은 여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