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이미 한창입니다 어느새 머리 자를 때가 되어 겨우내 세워 두었던 자전거를 타고 동네 미용실에 다녀왔습니다. 날이 포근해져 예전처럼 아침저녁으로 운동 삼아 자전거를 타도 좋을 것 같습니다. 미용실 벽에 남자 커트 비용을 4월 1일부터 9천 원에서 1만 원으로 올린다는 공지가 붙어있습니다. 물가 오르지 않은 것이 없으니 미용실이라고 별 수 없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자전거로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니 가로수에 연둣빛으로 노란빛으로…
그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화방에서 주문한 연필과 켄트지가 도착했습니다. 100장 단위로 주문하니 가격이 많이 싸서 부담이 적습니다. 수성, 카본 연필은 물붓으로 문지르면 자연스럽게 녹아 검은색 물감 같습니다. 한지에 그리는 그림의 먹물의 번짐과 농담을 면지나 켄트지로 그려 보고 싶었습니다. 단순하고 투명하고 따뜻한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주문한 종이 400장 다 그릴 때쯤이면 조금은 앞으로 나아가 있겠지요. 이제 성실하게 그리는 …
토요일이 천천히 지나고 있습니다 토요일 아침, 도서관 다녀오던 길에 카센터에 들러 에어컨 컴프레셔 수리를 맡겼습니다. 쇳소리가 나 알아보니 냉매가스가 없을 때 나는 소리라고 하더군요. 2년 전에도 냉매가스를 충전한 적이 있는데, 컴프레셔가 문제여서 교체해 달라고 했습니다. 오래된 차라서 주요 부품들과 소모품들 주기가 다 되어 잘 다독거리며 타야 합니다. 1시간쯤 시간이 걸려 근처 카페에서 책 읽으며 기다렸습니다. 평소 산책하던 길인데 2층…
한동안 편지를 쓰지 않았습니다 한동안 편지를 쓰지 않았습니다. 속으로 채워지는 것들에 고파 허기진 배를 채우듯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가끔 말이 고플 때가 있는데 생각을 글이나 말로 풀어내면 조금 후련해졌습니다. 생각은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추억하고 고민하기도 하며 결국엔 기도가 됩니다. 어젯밤 삼룡천 산책길에 홀로 환하게 핀 벚꽃을 보았습니다. 밤은 아직 차가운데 꽃들이 춥지나 않을까 걱정했었지요. 봄처럼 피어나기를 …
뭉클거리는 아침입니다 김형효 시인이 오랜만에 시집을 내셨다고 시집을 보내주셨습니다. (잘 읽겠습니다.) 힘든 시간들을 힘차게 잘 지내고 계신 것 같아 마음도 놓였습니다. 맑고 깊은 사람들의 시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요즘은 김사인 님의 시집들을 읽고 있습니다. 오늘 읽은 시 중에 '김태정'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 눈길 피하며 모자란 사람처럼 웃기나 잘하던/ 살림 솜씨도 음식 솜씨도 별로 없던/ 태정 태정 슬픈 태정/ 망초꽃처럼…
종일 캠핑장에 있었습니다 어제는 종일 캠핑장에 있었습니다. 텐트를 치고 불을 피우고 고기를 굽고 주변을 산책하고 커피를 내리고 음악을 들었습니다. 종일 먹고 쉬는 일에 집중하다 보면 생각이 단순해져 일상에서 떨어져 나온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한낮엔 봄날 같았는데 저녁엔 추워져 장작불을 피우려다 산불이 염려되어 등유난로를 켰습니다. 밤 깊어 별이 잘 보일 즈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몸은 피곤하지만 하루가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게 지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