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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 가을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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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소담 조회 721회 작성일 2022-10-14 09:19:0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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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Friday 09:19

 
아침에 볼 일이 있어 잠시 나갔다 근처에 가까운 커피숍에 들렀습니다. 아메리카노가 1,500원, 카페라테가 2,500원이어서 가격 참 착하다 했더니 배달을 주로 해서 그렇답니다. 코로나가 남긴 흔적 중에 어쩌면 가장 쓸만한(?) 흔적일 수도 있겠습니다. 커피숍이 많다 보니 경쟁도 심해지나 봅니다. 독특한 인테리어, 매장의 크기, 브랜드 네임, 가격 등 내세우는 무기들도 다양해졌습니다. 가끔 대학시절 커피보다 율무차를 더 마셨던 자판기 생각이 났습니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전화부스처럼 사라져 가는 것들. 동전 잔뜩 바꿔 넣어주고 친구들에게 인심 쓰던 기억, 좋아하던 사람 마주치려 자판기 앞에서 무작정 기다리던 추억도 있습니다. 옛 생각이 꼬리를 무는 걸 보니 자꾸 돌아보게 되는 어쩔 수 없는 가을인가 봅니다.
드립 커피를 내릴 때 물줄기가 일정하고 가늘게 나오면 거품도 잘 일어나고 향도 더 좋습니다. 하지만 물줄기가 끊어지기도 하고 왈칵 쏟아지듯 나오기도 하지요. 일정하게 숙련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지만 일정한 맛을 내고 나면 다시 거친 맛과 향을 찾게 됩니다. 참 알 수 없는 마음입니다. 안정된 것, 일정한 것은 익숙하고 편안하지만, 재미도 별로 없고 권태롭기 쉽습니다. 그러니 일정하던 일정하지 않던 어느 것이 더 좋다 말할 수 없겠지요. 우리 사는 모습도 그렇지 않을까요.
Thu, 13 Oct 2022
부피가 큰 휴지와 생수들을 모아 배송을 요청했습니다. 너무 크고 무거운 것만 시켜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빵순씨가 무심하게 "그러려고 시키는 건데 뭘!" 합니다. 힘들고 궂은일이라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맞지만 미안한 마음까지 지불한 것 같지는 않아 불편함이 남습니다. 벼를 베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가을이 제법 깊었나 봅니다. 요즘 몸도 마음도 조금 무거워졌는데 주말엔 오랜만에 캠핑장에서 빨래 널 듯 제 몸도 햇볕에 잘 말려 뽀송뽀송해져야겠습니다.
Wed, 12 Oct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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