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흔들어 주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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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4
Friday 13:18
주말 계획이 없는 금요일 오후 4시, 어제 도서관에서 새로 데려온 책들을 읽을까, 친구가 하는 연극을 보러 갈까, 단풍나무, 은행나무 길을 걸을까, 빵집 옆 갤러리에 그림을 보러 갈까, 평일처럼 무심하게 저녁 먹고 산책이나 할까... 떠올려보니 하고 싶은 것들도 참 많습니다. 창밖으로 노란 은행잎들이 지는 해를 받아 반짝거립니다. 작고 노란 손바닥들이 한 주간도 애쓰며 잘 살았다고 손 흔들어 주는 듯합니다.
Fri, 4 Nov 2022
날이 차가워지니 따뜻한 차를 찾게 됩니다. 좋아하는 커피는 속 쓰림이 자꾸 도져 하루에 한두 잔으로 줄이고 덜 자극적인 차를 마시고 있습니다. 오늘은 호박비트차 라는 걸 마시고 있는데 엷은 호박맛이 나고 색은 다홍색입니다. 맛은 호박이 담당하고 빛깔은 비트가 담당하는 모양입니다. 선뜻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이 제법 잘 어우러져 심심한 맛을 냅니다. 겪어보지 않고는 알기 가장 어려운 것이 사람이라지요. 어디든 잘 어우러지는 사람이 좋습니다.
Thu, 3 Nov 2022
자꾸 한숨이 나옵니다. 허무하게 스러진 아까운 청춘들 때문입니다. 세월호 때도 한동안 무력함에 힘들었는데, 떠난 사람들도 안타깝지만 남겨진 사람들을 생각하면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라서 더 가슴이 저릿저릿합니다. 뉴스나 인터넷을 가능하면 피하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개막전에도 응원을 하지 않고 추모의 시간을 가지는 걸 보았습니다. 모두가 한마음인 것 같아 조금은 따뜻했습니다.
Wed, 2 Nov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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