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소리를 들으러 오실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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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Monday 10:48
아버지 추도예배를 드렸습니다. 벌써 35년 전의 일이지만 제 가슴은 여전히 서늘하고 쓸쓸합니다. 그 작고 어리기만 했던 아이들은 자라 아버지보다 훨씬 많은 나이를 먹었고, 그 시절 눈 날리던 차가운 마루에서 삼베옷을 입고 곡을 하던 아이보다 훨씬 더 큰 아이들을 키웠습니다. 둘러앉아 예배를 드리지만 이젠 누구도 울지 않습니다. 지난 일들을 추억하며 웃고, 아이들은 그늘 한 점 없이 밝습니다. 어쩌면 당신은 그 밝은 웃음소리를 들으러 오실런지요.
Mon, 28 Nov 2022
지금은 멀어진 친구들과 인연들을 생각했습니다.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다한 후 관계를 이어주는 무언가를 남기지 못한 숱한 친구와 인연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인연의 끝이 거기까지였던 것은 내 인내심이 부족했거나 그 친구의 인내심이 다 했을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문득문득 그리움이 들어 떠올리는 얼굴들에게 고맙습니다. 그대들과 수많은 인연들로 다듬어지고 만들어진 지금의 나일 테니까요.
Sun, 27 Nov 2022
새벽까지 월드컵 중계를 보다 늦잠을 잤습니다. 잠옷을 입은 채로 소파에 기대어 앉아 몽롱한 상태로 맞는 아침도 오랜만입니다. 일주일 체육관 다녀왔다고 움직일 때마다 이곳저곳에서 비명을 질러댑니다. 허벅지, 종아리, 복근, 팔뚝과 손목까지, 오전은 그렇게 널어놓은 빨래처럼 소파에 널려 있기로 했습니다. 허기진 배로 자꾸 집어넣으려는 식탐도 참기 어렵습니다. 일상의 리듬과 자세가 참 중요하구나 했습니다.
Sat, 26 Nov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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