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밀고 나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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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
Sunday 17:12
쓸 것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을 때는 떼쓰는 아이처럼 무작정 기다리는 편입니다. 흐린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기도 하고, 읽히지 않는 책을 뒤적거리기도 하고, 뜨거운 차를 마시거나 털썩 침대에 누워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쓰게 된 무언가는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쓰고야 맙니다. 안 쓰거나 못쓰거나 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살다 보면 때때로 변비에 걸린 속을 우걱우걱 먹어서 밀어내듯 움직이지 않는 듯한 시간을 밀고 나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처럼요.
Sun, 11 Dec 2022
35년 지기 오랜 친구들과 송년회가 있는 날입니다. 콘도를 잡고 식당을 예약하고 저녁부터 아침까지 먹고 마시는 일정입니다. 여전히 말술을 마시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합니다. 약속보다 조금 일찍 내려가 근처 산사(山寺)에 들러 조용히 산책하며 사진 찍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요즘 통 바깥출입을 하지 않아 예전 사진들을 보정해 올리고 있거든요. 자연스럽게 친구들 모습도 사진으로 담고 싶은데 허락해 줄지 모르겠습니다.
Sat, 10 Dec 2022
억지 같은 거래처의 요구에 언성을 높이고 전화를 끊은 후 후회를 했습니다. 자신의 입장만 이야기하는 것이 참기 힘들어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과 화를 낸 건 아닌가 했습니다. 부딪히는 것은 서로의 입장을 좁히지 못하기 때문이니 제가 뱉은 말도 상대에게는 차가웠겠지요. 5리를 가 달라하면 10리를 더 가주라는 말도 떠 올랐습니다. 언젠가 한 번은 부딪힐 줄 알았지만 막상 마음은 편하지 않았습니다. 치과에도 가야 하는데 하루가 참 길 것 같습니다.
Fri, 9 Dec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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