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마디를 하나씩 만들며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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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6
Thursday 12:03
한 획이 마음에 들지 않아 오후 내내 한 글자만 썼습니다. 처음엔 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다가 둘, 셋 마음에 들지 않는 획이 늘더니 이리저리 편하게 쓸 궁리를 하기도 하고 붓을 바꿔보기도 합니다. 붓을 다르게 잡고 써보기도 하고 크게도 쓰고 작게도 쓰며 볼이 발갛게 달아오르도록 적당히 타협하지 않으려 몇 시간째 글씨를 썼습니다. 수북한 한지 더미 속에 마음에 드는 하나를 건져 걸어 놓았습니다. 느리고 더디지만 이런 작은 기쁨들로 작은 마디를 하나씩 만들며 나아갑니다.
Thu, 26 Jan 2023
치과 가는 길 신호등 건널목을 지날 때마다 큰 소리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예수 믿으세요!"라며 전도지를 전하시는 아주머니 한분이 있습니다. 대부분 귀찮아하며 퉁명스럽지만 가끔 "고생 많으세요!" 하며 인사를 건네는 분도 계십니다. 조금은 쉰 목소리로 춥고 궂은날에도 우산을 쓰고 거리에 서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쓰입니다. 종교나 믿음은 다를 수 있지만 그 한결같음은 가볍지 않게 다가옵니다.
Wed, 25 Jan 2023
계묘년 설날 명절이 시작됩니다. 코로나로 왕래가 뜸 했던 가족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웃을 수 있습니다. 몇 해 전부터 어머니 부담을 덜어드리려 명절에는 각 집에서 음식이나 과일들을 나눠서 준비합니다. 가족들 이름 한 글자 한 글자 얼굴을 떠올리며 용돈 봉투도 썼습니다. 아이들은 또 얼마나 자랐을지, 우린 또 얼마나 서로를 보며 늙었다고 푸념들을 할지 그림이 그려집니다.
Fri, 20 Jan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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