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고질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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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5
Wednesday 09:52
아침마다 루틴처럼 커피를 두 잔 준비합니다. 한잔은 믹스커피, 한잔은 커피머신에서 내린 아메리카노. 이 루틴은 한계가 있는데, 속병이 생기면 꿀물이나 녹차 같은 종류로 바뀝니다. 참을 만큼 참다 아파야 마지못해 바꾸는 일종의 중독이겠지요. 따뜻한 커피 한 잔 생각에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즐겁고 술집보다 커피숍을 더 좋아하니 어쩌면 고질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023.03.15 am 09:52
같은 곳에서 산 같은 붓인데 쓰다 보면 나오는 글씨가 제각각 일 때가 종종 있습니다. 비교적 저렴해 기계적으로 만들어지는 붓일 테지만 재료나 공정에서 뭔가가 달랐을 수도 있고, 제가 쓰는 동안 길이 잘 들어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맘에 드는 붓으로만 쓰려 들지 않고 일부러 붓을 섞어 놓습니다. 모양과 크기가 같으니 복불복이지요. 이유라면 그것이 제 마음 모양 같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좋을 땐 뭐든 좋아 보이고 마음이 사납거나 옹졸하면 뭐든 나쁘게 보입니다. 그 성질을 잘 이용할 수 있으면 붓이나 먹은 사실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붓을 탓하고 먹을 탓하기보다 마음 모양을 살피는 것이 옳습니다. 2023.03.14 pm 12:38
새벽 일찍 일어나 일 나가는 아이들 모두 챙기고 피곤했는지 빵순씨가 곤하게 잠이 들었습니다. 아이들 어려서 손 타는 일이 많을 때 잠잘 때가 가장 예쁘다고들 하지요. 저도 가끔 빵순씨에게 듣는 말이긴 한데, 제가 잠을 잘 때도 빵순씨가 이렇게 들여다볼까 싶습니다. 아무 꿈도 꾸지 않고 편하게 잠을 자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지요. 아이처럼 입을 오물거리기도 하며 새근새근 잠이 든 모습이 여전히 귀엽습니다. 2023.03.13 am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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