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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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Sunday 19:37
저녁 산책 나가는 길에 헬맷을 쓴 배달기사님이 음식 같아 보이는 검은 봉투를 들고 현관을 두리번거리고 계셨습니다. 아마도 이 아파트에 처음 배달 오셨나 봅니다. 동호수 라인을 찾기가 처음엔 쉽지 않거든요. 주문하신 분과 계속 통화를 하며 입구를 찾고 계셨는데 어떻게 오셨냐고 묻고 라인을 안내해 드렸더니 큰 소리로 두 번이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하고 인사를 합니다. 너무 큰 소리로 인사해 민망하기도 해서 저도 꾸벅꾸벅 인사를 하며 얼른 자리를 피했지요. 흐뭇하기도 하고 대학생이거나 갓 군대 제대한 나이 정도로 보였는데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2023.06.18 pm 07:37
장바구니에 오래 담겨 있었던 와플메이커를 샀습니다. 우선 떡집에서 사 온 인절미를 구웠더니 카페에서 파는 것 같습니다. 잘 부풀어 오르기도 하고 바삭한 식감도 좋았어요. 그다음엔 식빵, 쑥개떡, 흰떡, 크로와상, 와플반죽, 찬밥 등 실험이 줄줄이 이어졌죠. 와플메이커에 넣고 보고 싶은 것들이 자꾸 생각나는지 빵순씨과 아이들도 뭘 자꾸 사 오고 구워 냅니다. 지금까지의 시행착오 결과는 인절미가 제일 맛있고, 다음은 식빵입니다. 식빵은 토스트기에 굽는 것보다 쫄깃한 식감이 있습니다. 마트에서 사 온 와플반죽은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별로여서 차라리 김치전이나 파전을 구워봐야겠습니다. 2023.06.17 pm 02:24
친구나 지인과 오랜만에 약속을 잡으려면 바쁜데 귀찮게 하는 건 아닌지 몰라 선뜻 연락하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소심한 제 마음 탓입니다. 그래서 고민하다 이런 문자를 보내보면 어떨까 했습니다. "당신과 차 한잔 하려면 며칠 전에 예약을 해야 할까요?" 또는 "너랑 밥 한 끼 먹으려면 며칠 전에 연락해야 할까?"라고요. "언제 밥 먹자, 다음에 보자"처럼 공허한 말이 없다지요. 이렇게 문자를 보내면 어떤 회신이 올지도 궁금해집니다. 2023.06.16 am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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