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라도 눌러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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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4
Wednesday 17:11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고 와 빵순씨에게 염색을 부탁했더니 두 달에 한 번만 하자 합니다. 작은 아이도 염색을 자주 하면 시력에 좋지 않다고 말을 거듭니다. 염색하고 말끔하게 검어지면 젊어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는데, 점점 나빠지는 눈을 외면할 수 없으니 말을 듣기로 했습니다. 귀가 있는 옆머리 쪽으로 유난히 흰머리가 자꾸 눈에 거슬립니다. 밖에 나갈 땐 모자라도 눌러써야겠습니다. 2024.02.14 pm 05:11

제 방안의 물건과 책장이 제 딴엔 나름의 규칙으로 잘 정리된 듯한데 빵순씨 보기엔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작은 베란다까지 책과 종이 들로 가득 차 있어 저에게도 아름답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최적화된 실용과 정돈된 아름다움 사이의 딜레마입니다. 빵순씨가 저 없는 사이 몽땅 구별 없이 버리기 전에 우선 베란다부터 정리해야겠습니다. 새것을 들일 때처럼 버릴 때도 좀 설레었으면 좋겠습니다. 2024.02.13 pm 04:57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의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를 읽고 있습니다. "부처님은 매우 현명해서 의식의 본질을 꿰뚫어 보았지요. 각종 의식과 격식에는 본질적으로 아무 의미도 없어요. 우리가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승려는 모든 행동에 그 자신에게 중요한 의미를 담아야 합니다." - 제가 하는 일상의 말과 행동에 나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승려'를 '수행자' 혹은 '나'로 바꾸어 읽었습니다. 2024.02.12 pm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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