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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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 주민등록증을 찾으러 갔었습니다. 사진이 맘에 안든다며 투덜대지만 제 눈에 그저 다 예뻐 보입니다. 철이 일찍 든 아이는 부모에게 아픈 손가락입니다. 아직 더 해주지 못한 것들이 많은데, 오히려 엄마,아빠를 마음 써주고 챙겨줍니다. 이제 날개를 꺼내 휘적휘적 제 길을 떠나고 나면 한동안 그 바람이 온통 저를 흔들겠지요.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 교훈이 맘에 들어 우리집 가훈도 '내 갈길은 내 힘으로'였습니다. 기대지 않고 흔들리더라도 혼자서 걸어가고 싶었던 저는 제 살아온 모습 그대로 저와 닮은 아이를 다시 그 길 위에 내려 놓습니다. 이젠 들키지 않을 만큼 멀리서 뜬 눈으로 아파도 응원하며 방관할 것입니다. 그래야 누구의 길이 아닌 제 길을 찾아간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다만 기도합니다. 저처럼 힘든 길이 아니기를, 따뜻하고 평온한 길을 행복하게 걸어 가기를... - 2017년 일기 중 -
04.10
Friday 11:02
이젠 작은 아이도 성인이 되어 몇일 후면 함께 투표를 하러 갈 수 있습니다. 큰아이와 함께 느꼈던 감정들은 쉽게 잊혀지지 않습니다. 서툴고 낯선, 그래서 더 미숙하고 미안했던 기억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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