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어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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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Saturday 18:17
은어(銀魚, sweet fish)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은어는 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갔다 산란을 위해 다시 강으로 돌아오는 회귀어종인데, 일반적인 물고기와 달리 치어, 벌레, 지렁이 같은 것을 먹지 않고 돌 사이에 낀 이끼만 먹이로 삼아 흙냄새나 비린내가 아닌 수박향이 난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낚시로는 은어를 잡을 수 없어 자신의 구역의 지키려는 습성을 이용해 '놀림 낚시'라는 방법을 쓰는데 팔팔한 씨은어를 낚싯줄에 꿰어 풀어두면 자신의 구역에 침범했다고 여긴 다른 은어가 씨은어를 공격하다 바늘에 몸이 꿰어 잡힌다는 겁니다. 텃새, 질투 같은 것을 부리다 낚이는 거지요.
Sat, 17 Dec 2022
나이 탓일까요? 마음이 자주 뭉클해지고 눈물이 잦습니다. 기쁜 일에도 슬픈 일에도 먼저 비치고 고이는 눈물이 가끔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흐르기 전에 티 내지 않으려 어떻게든 다시 담아보려 하지만 잘 되지 않는 게 눈물이지요. 안구는 건조하다는데 눈물은 풍년이니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질퍽거리는 눈밭을 걸으며 자연스레 신발이 젖는 것처럼 어느 지점을 통과하고 있다고 여깁니다. 그런 시절이 있는 거겠지요.
Fri, 16 Dec 2022
빵순씨가 부엌에서 내는 소리들은 따뜻하고 정겹습니다. 어제저녁에 남은 찌개를 데워 먹자고 했는데도 감자를 깎고 새로운 무언가를 뚝딱 만들어 냅니다. 집을 비워도 식구들 밥 걱정이 먼저고 입이 짧아 잘 먹지 않는 식구들 어디 아프기라도 하면 자기 탓인 양 미안해 해는 마음. 한 끼만 차리려 해도 분주한데 그 오랜 시간 부엌을 지킨 마음, 그 마음으로 아이들도 이렇게 잘 자랐고 제 몸 함부로 써 이미 죽었을지도 모를 사람도 살렸지요. 입으로 글로 떠드는 어떤 사랑보다 깊고 따뜻합니다.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Thu, 15 Dec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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