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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9
작성일
2022.10.04 am 10:29
아침 일찍 이비인후과에 다녀왔습니다. 이명과 이석은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하네요. 다행히 청력은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이명의 원인을 딱 꼬집을 수 없어 우선 3일 치 약을 타 왔습니다. 차도가 있는지를 보며 치료계획을 다시 세울 모양입니다. 병원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병원문 열기 전 일찍 간다고 가도 더 아프고 간절하신 분들이 먼저 와 계십니다. 얼마나 불편하셨으면 이렇게나 일찍 오셨을까 싶었습니다.
작성자
소담
조회
581
468
작성일
2022.10.03 am 11:59
순하게 내리는 비가 양도 제법 많습니다. 날은 흐리지만 서늘하고 선선한 날씨가 나쁘지 않습니다. 요즘 책 욕심이 늘어 한꺼번에 여섯 권을 번갈아가며 읽어 나가려니 어깨가 자주 뭉치고 쫓기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아무래도 허전한 시간을 그냥 두지 못하는 조급증이 생겼나 봅니다. 어지럼증은 잦아들었지만 이명(삐~ 하는 소리)이 점점 심해 잠을 깨어 앉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아무래도 내일은 병원에 다녀와야겠습니다.
작성자
소담
조회
592
467
작성일
2022.10.02 am 9:24
친구가 주최하는 연극제 시상식 상장 글씨를 써주고 왔습니다. 글씨를 쓸 공간도 좁고 종이 재질이 각각이어서 애를 먹었지만 작은 재능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상장을 받고 기뻐할 모습들을 상상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친구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 보여 든든하기도 했습니다. 대교약졸(大巧若拙)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일면 어수룩해 보이나 덕이 두텁고 그늘이 넓은 큰 나무 같은 친구입니다.
작성자
소담
조회
605
466
작성일
2022.10.01 pm 15:07
책장 양 끝에 못을 박고 줄을 걸어 붓으로 쓴 글씨를 널어 말리는 빨랫줄처럼 만들었습니다. 책장 한 칸에 하나씩 걸린 하얀 한지 위의 글씨들이 한눈에 들어와 보기에 좋습니다. 붓을 빨아 꼬리를 집게로 잡아 널어 넣어 놓기도 합니다. 어수선한 책장을 가리는 용도로도 좋고 벽에 먹 묻을 걱정도 줄었습니다. 좁은 방이라서 먹향이 은은합니다. 서권기(書卷氣)는 멀지만 문자향(文字香)은 제법 가까이 지내고 있습니다.
작성자
소담
조회
587
465
작성일
2022.09.30 am 10:00
머리가 무거운 탓을 하며 한동안 먹을 가까이하지 않아 오랜만에 붓을 잡으니 획도 마음도 제대로 서지를 못합니다. 여러 시간 붓질을 하고서야 글씨 하나 걸어 말리는 시간. 진득한 먹물, 듬직한 붓, 청순하게 수줍은 화선지, 입을 굳게 다문 아이 같은 벼루, 찰지게 붉은 인주, 서글서글한 낙관, 진한 나무 내음 같은 먹향까지. 잘 쓰려는 마음 없이 간결하게 쓰려는 글씨는 점점 제 살고 싶은 마음을 닮아 갑니다. 글씨는 그대로 좋은 공부입니다.
작성자
소담
조회
588
464
작성일
2022.09.29 am 9:40
아침 창을 여니 앞동산에 뿌옇게 안개가 끼어있습니다. 풍경이 오묘해 바라보고 있는데 라디오에서 안개가 아니라 미세먼지니 마스크 챙겨 나가라고 말해줍니다. 안개였으면 더 좋았을 것을, 해 오르면 함께 사라지는 안개였으면... 하고 혼잣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미세먼지라도 잠시지만 마음 고요했으니 나쁘지 않습니다. 어느새 9월도 하루 남았습니다. 서둘러 달려가는 가을을 붙잡아 나란히 걷고 싶습니다.
작성자
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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