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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
작성일
2022.05.26 pm 13:17
아침에 손을 씻다 살펴보니 며칠 전 엎질렀던 먹물도, 어제 묻혔던 향수 냄새도 사라졌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도 손은 자주 씻는 편이었지만 하루에 10번 이상은 씻는 듯합니다. 한동안 습진이 생겨 핸드크림을 한 달 정도 바르며 회복하기도 했습니다. 글씨나 그림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손이 불편한 것을 상상하면 참 막막해집니다. 손을 보면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고 하지요. 제 손을 들여다보다 거칠고 크고 투박하셨던 아버지의 손이 떠올랐습니다. 조금 슬퍼했습니다.
작성자
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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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
작성일
2022.05.25 pm 15:55
유리병에 심지를 꽂아 쓰는 방향제 심지를 무심결에 만졌다니 손에서 종일 향기가 납니다. 손을 꼼꼼하게 몇 번을 씻었는데도 차를 마실 때 밥을 먹을 때도 향이 올라오니 참 난감합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합니다. 돌아보면 항상 모자람보다 넘치는 것이 문제였죠. 오늘은 책도 안 읽히고 몸도 나른해 오후가 어찌나 무료하고 길었는지 모릅니다. 바쁠 때 하고 싶어 적어 두었던 목록을 꺼내봐도 시큰둥. 이런 날은 낮잠도 오지 않습니다.
작성자
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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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
작성일
2022.05.24 am 10:10
저녁에 둘째 아이와 둘이만 밥을 먹게 되어 아이가 좋아하는 초밥집에 가자 했습니다. 저녁 무렵 아르바이트하고 돌아오던 아이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초밥은 비싼데 집에서 파스타 만들어 드릴까요?" 하는 내용입니다. 회신으로 "아빠랑 밥 먹을 땐 돈 걱정 안 하기" 하고 보냈더니 알았다 합니다. 오랜만에 딸아이와 데이트하며 너무 검소하게 키운 건 아닌가 걱정도 조금 했습니다. 아직은 맛있는 거 사줄 수 있는 아빠여서 그리고 이제는 오히려 배울 것 많은 딸로 잘 자라줘서 고마웠습니다.
작성자
소담
조회
420
342
작성일
2022.05.23 am 11:15
어제는 먹물을 쏟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한나절을 닦고 치워야 했습니다. 작은 유리병에 먹물을 담아 책상에 두고 사용했는데 그걸 넘어뜨려 사달이 났지요. 책상에 있던 물건들과 글씨들도 먹물로 엉망이 되었는데 허둥대는 사이 바닥으로까지 흘러내려 일이 더 커졌습니다. 버릴 것은 버리고 다 치우고 나니 하루가 참 허망하더군요. 수세미로 문질러도 지워지지 않는 손톱 사이 먹물은 일주일은 갈 듯합니다. 힘은 들었지만 덕분(?)에 구석구석 청소 잘했습니다.
작성자
소담
조회
415
341
작성일
2022.05.21 pm 17:15
아침에 어머니 계신 시골에 다녀왔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밭에 나갔다 오셔서 그런지 입맛도 없다 하시더니, 좋아하시는 도가니탕 집에 모시고 가니 한 그릇 뚝딱 비우십니다. 힘이 생기셨는지 모시고 간 상점에서도 이것저것 고르시며 사달라 하십니다. 한낮엔 제법 더워 시원한 커피숍에 모시고 가 커피도 사드리고 오랜만에 얼굴 마주하며 웃었습니다. 무뚝뚝한 큰아들 때문에 외롭지 않으실까 했는데 손녀들과 며느리도 자주 연락하고 동생네도 자주 통화하신다니 다행입니다.
작성자
소담
조회
413
340
작성일
2022.05.20 pm 12:58
저녁에 산책하기 좋은 요즘입니다. 저녁시간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삼룡천 산책로를 걷기도 합니다. 저녁에 자전거를 탈 때 날파리 그룹(?)이 많아 스포츠 안경을 사야 하나 고민했는데, 되짚어 보니 한낮이나 밤에는 날파리가 없었던 것 같아 자전거는 좀 이른 시간에 타거나 늦은 밤에 야간 라이딩을 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비가 오지 않아 삼룡천이 녹차라테가 되어 가고 있지만 그 속에서 또 한창인 들풀이나 날아드는 새들을 보면 자연은 어떤 식으로든 자연 그대로 여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작성자
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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