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람들은 조금만 서사를 섭렵하고 나면
문득 함부로 잘난 체하여 저만 옳고 남은 그르다 한다.
한 편의 기이한 글을 보면 스스로 세상에 우뚝한 학문으로 여기고,
어려운 한 글자를 외우고는 남보다 뛰어난 견해로 생각한다.
어쩌다 한 글자의 음을 세상에서 잘못 읽는 줄 알게 되면
그 무식함을 비웃는데, 정작 자기 또한 무수히 오독한 줄은 알지 못한다.
또 어쩌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몹시 궁벽한 구절을 찾고서는 고루하다고 비웃으나,
정작 자기 또한 얼마나 많이 모르는지는 알지 못한다.
어떤 이는 남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잠시 얼버무려 자취를 감추기도 하고,
어떤 이는 어리석은 자들에게 뽐내며 과장을 일삼아 명성을 훔치기도 한다.
이 같은 무리가 세상에 온통 가득하다.
- 윤기 [한거필담], 정민 [석복] 中 -
예나 지금이나 사람의 본질은 크게 변한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