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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6
작성일
2023.10.29 am 11:24
독감에 걸린 큰 아이가 열이 많이 나 일요일 아침 진료하는 병원을 찾아 다녀왔습니다. 링거와 해열제를 2시간 정도 맞고 기운은 좀 회복했는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친구 내외와 오랜만에 잡은 점심 약속도 취소하고 종일 마음이 심란했습니다. 독감 옮는다며 제 방에서 잘 나오지도 않고 밥도 따로 먹는 모습이 보기 안쓰럽습니다. 아이가 아프면 제 몸 아픈 것보다 더 힘이 들고 제 무슨 잘못 때문은 아닌지 미안함이 앞섭니다. 허리 아픈 것, 편두통, 속병이 딸아이 독감에 모두 잊히고 걱정만 남았습니다.
작성자
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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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10.28 pm 09:58
토요일 저녁, 혼자 카페에 나와 앉아 책을 읽고 생각들을 정리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어지른 방을 청소하듯 복잡한 마음을 꺼내 버릴 것들은 버리고 기억할 것들은 기록했습니다. 일상의 불편한 중에도 행복을 찾아 틈틈이 여유롭고 자유로워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툭툭 털고 일어서면 다른 길이 보이는 것을 알면서도 그 맘을 먹기까지 참 어렵습니다.
작성자
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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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4
작성일
2023.10.27 pm 09:15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별 것 아닌 것에도 놀라워하는 능력. 일상이 되어 버리면 느끼지 못하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늘 새로울 리 없습니다. 새롭게 보려는 노력이 필요한 까닭입니다. 멀리 떨어져서도 보고, 자세히 들여다보기도 하며 좋아하는 그것을 놓지 않고 새롭게 보려고 애쓰는 마음. 그럴 때 오래도록 그 일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작성자
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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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763
작성일
2023.10.26 pm 03:18
글씨를 오랫동안 쓰고 있지만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같은 획을 그어도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마음에 들었다 안 들었다 합니다. 그러니 어디에 함부로 글씨를 쓴다 말하기가 부끄럽습니다. 불과 몇 달 전 글씨만 꺼내보아도 형편없다 싶으니 조금은 나아가는 중이구나 하는 안도하는 마음이 들다가도 함부로 내어 놓으면 나중에 후회하겠구나 싶은 거지요. 글씨가 항상 즐거울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제 얼굴도 매일 보면 싫증이 나는데 그럴 리 없습니다. 다독이고 달래 가며 굽은 길도 펴가며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돌아볼만한 것들이 생겨있겠지요.
작성자
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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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2
작성일
2023.10.25 am 08:24
아침 산책길에 온몸에 흙을 뒤집어쓴 작은 지렁이를 보았습니다. 다행히 흐린 날이어서 몸이 마르지 않아 괴롭게 뒤척이고 있었지만 살아 있었습니다. 산책길에 만난 지렁이가 한두 마리가 아니었을 텐데, 한참을 지나쳐 걷다 자꾸 마음에 걸려 뒤돌아 가 풀숲으로 조심스럽게 옮겨 주었습니다. 살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지만 제가 도울 수 있는 만큼은 거기까지입니다. 요즘은 산책길에 압사한 땅강아지 사체들도 자주 보입니다. 무심한 발걸음에 소중한 생명이 죽을 수도 있다 생각하니 눈 크게 뜨고 걸어야겠습니다.
작성자
소담
조회
196
761
작성일
2023.10.24 am 11:40
자주 말을 바꾸고 어떻게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람을 조종하고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로나 친구로나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 종류의 사람들이지만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할 때가 있지요. 선을 긋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지만 분명한 선을 긋는 방법도 있고, 그런 사람의 마음이나 태도까지 넓은 마음으로 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편하고 좋은 사람들과만 관계를 맺고 사회생활을 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만남과 일을 크게 수행의 과정이고 내 그릇을 넓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덜 힘이 듭니다. 그리고 그 한 가지 모습으로 그 사람 전체를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待人春風 持己秋霜(대인춘풍 지기추상) 다른이에게는 봄바람같이, 나에게는 가을 서리같이. 채근담에 있는 말입니다.
작성자
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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