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쯤 쉬었습니다 한 달쯤 쉰 것 같습니다. 의욕이 나질 않아 잠시 멈춘 것이 어느새 한 달을 넘기고 있었습니다. 어떤 것은 멈춰야만 볼 수 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단풍나무 숲길을 걸었습니다. 올라가며 한봉지, 집으로 돌아가며 한봉지 샀던 군밤 아저씨와도 친해졌고, 남천 잎과 구름빵 닮은 나뭇잎도 가져와 책갈피가 되었습니다. 사람 없는 길을 걸으며 바람소리가 너무 삭막한 날은 BGM으로 클래식 FM을 들으며 걸었습니다.…
이미 가을입니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다시 한 주일이 밝았습니다. 오래 쉬며 일하고 싶은 마음도 다시 돌아왔고, 지쳤던 몸도 조금은 추스렸습니다. 어제는 아이들과 함께 외부만 개방된 독립기념관 단풍나무 숲길을 걷고 왔습니다. 단풍은 아직이지만 벌써 잎을 떨구는 나무들, 떨어진 밤송이들, 탐스러운 열매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힘들었지만 지난 여름을 모두 열심히 살아낸 모양입니다. 그동안 관심이 없던 근처 캠핑장도 찾아보고 올가…
추석입니다 추석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어머니와 동생들과 상의해 올해는 시골 어머니 집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벌초도 2주 전에 동네 사람에게 부탁했습니다. 10월 하순쯤에나 가족들과 모이기로 약속했습니다. 어머니는 서운함을 감추시려 더 큰 소리로 내려오지 말라 하시는 듯했습니다. 자식들보다 손주들이 보고 싶으시겠지요. 용돈과 선물 미리 보내드리고 안부전화도 드렸지만 못내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습니…
다만 평안하기를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첫사랑을 했습니다. 중2 때 같은 반 여자아이를 좋아했는데 포옹하는 꿈을 꾸고 화들짝 놀라 깨었던 날은 지금도 부끄럽기도 하고 웃음이 납니다. 그날은 학교에서 꿈이었는데도 무슨 죄를 지은 것처럼 그 아이만 보면 종일 얼굴이 화끈 거렸었습니다. 숨긴다고 숨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은 친구들이 알게 되었는데, 조숙했던 그 아이에게 저는 너무 아이였나 봅니다. 누나처럼 토닥토닥 위로 같은…
지루했던 여름도 지나고 있습니다. 무엇이든 이야기하고 싶은 날이 있고 한마디도 떠오르는 말이 없는 날도 있습니다. 지난 몇 주 동안은 까닭은 알겠지만 이해는 되지 않았던 침묵의 시간이었습니다. 글씨도 생각도 멈춰 오로지 책만 읽었습니다. 책은 읽혀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방 한편에 쌓아 두었던 잡지들을 한 번씩 더 읽고 미련 없이 하나씩 버리고 있는 중입니다. 저녁이면 자전거를 타고 삼거리공원 쪽으로 박물관을 돌아 청수동 공방과 카페…
의욕 없음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긴 여름을 겪으며 지쳤는지 의욕 없음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책도 글씨도 일도 시들해져 눈에 들어오지 않고 서성거리거나 멍 때리는 시간이 많습니다. 어디 멀리 훌쩍 다녀오거나 그리운 사람들 보고도 싶은데 지금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그럴 수도 없으니 그저 일상을 견딜 뿐입니다. 아이들은 다시 시작된 학기 공부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빵순 씨는 지난주에 휴대폰이 망가져 새것으로 바꾼 후 조금은 활기가 생기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