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심지 않으면 창조적(?), 놀고먹고 쉬는 것(?), 필요한 만큼의 돈과 시간(?), 욕심, 만족, 여유, 행복감, 우월감, 자만, 교만, 내 바닥을 들여다봅니다. 일하지 않고 힘들지 않고 괴롭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도둑질에 가깝습니다. 내가 더 힘들고 배려하고 가난해져야 누군가가 딱 그만큼 더 누릴 수 있습니다. 그건 어쩌면 에너지 보존의 법칙 같은 것일 겁니다. 오늘 심지 않으면 아무 열매도 없습니다.+++4+…
문득, 고마웠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시원하게 매미 우는소리를 들었습니다. 문득, 고마웠습니다. 다시 찾아와 줘서, 너라도 변함없어서... 어떤 날카로운 것들이 지나간 후엔 아무것도 아닌 일에 고맙고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나이 들면 그렇다던데, 나는 아직 젊은데 마음이 늙었나 봅니다.요즘 기형도의 시들을 읽으며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이 사람은 천재였구나. 분명! 아침에 읽은 한 페이지 긴 시(詩) 하나에 온종일 매달려 있습니다.…
한 달 쯤 쉬었습니다 한 달쯤 쉰 것 같습니다. 의욕이 나질 않아 잠시 멈춘 것이 어느새 한 달을 넘기고 있었습니다. 어떤 것은 멈춰야만 볼 수 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단풍나무 숲길을 걸었습니다. 올라가며 한봉지, 집으로 돌아가며 한봉지 샀던 군밤 아저씨와도 친해졌고, 남천 잎과 구름빵 닮은 나뭇잎도 가져와 책갈피가 되었습니다. 사람 없는 길을 걸으며 바람소리가 너무 삭막한 날은 BGM으로 클래식 FM을 들으며 걸었습니다.…
이미 가을입니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다시 한 주일이 밝았습니다. 오래 쉬며 일하고 싶은 마음도 다시 돌아왔고, 지쳤던 몸도 조금은 추스렸습니다. 어제는 아이들과 함께 외부만 개방된 독립기념관 단풍나무 숲길을 걷고 왔습니다. 단풍은 아직이지만 벌써 잎을 떨구는 나무들, 떨어진 밤송이들, 탐스러운 열매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힘들었지만 지난 여름을 모두 열심히 살아낸 모양입니다. 그동안 관심이 없던 근처 캠핑장도 찾아보고 올가…
추석입니다 추석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어머니와 동생들과 상의해 올해는 시골 어머니 집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벌초도 2주 전에 동네 사람에게 부탁했습니다. 10월 하순쯤에나 가족들과 모이기로 약속했습니다. 어머니는 서운함을 감추시려 더 큰 소리로 내려오지 말라 하시는 듯했습니다. 자식들보다 손주들이 보고 싶으시겠지요. 용돈과 선물 미리 보내드리고 안부전화도 드렸지만 못내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습니…
다만 평안하기를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첫사랑을 했습니다. 중2 때 같은 반 여자아이를 좋아했는데 포옹하는 꿈을 꾸고 화들짝 놀라 깨었던 날은 지금도 부끄럽기도 하고 웃음이 납니다. 그날은 학교에서 꿈이었는데도 무슨 죄를 지은 것처럼 그 아이만 보면 종일 얼굴이 화끈 거렸었습니다. 숨긴다고 숨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은 친구들이 알게 되었는데, 조숙했던 그 아이에게 저는 너무 아이였나 봅니다. 누나처럼 토닥토닥 위로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