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 놓는 일 매일 읽어나갈 책이 있고 따뜻한 차 한잔 옆에 있으면 크게 바랄것이 없습니다. 욕심을 뿌리지 않으니 거둘 근심도 없는 셈입니다. 요즘은 몇년전에 사놓고 서재에 꽂아만 두었던 '가이핀리'의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다 놓아버려라’를 읽고 있습니다. (지금은 도서정가제로 책을 아주 싼값에 살 수 없지만 예전에 출판계가 좋지 않아 한권에 천원꼴로 책을 떨이 하듯 팔기도 했습니다. 종이값도 안나오던 지금보다도 …
찬밥과 긍정적인 밥 아픈 몸 일으켜 혼자 찬밥을 먹는다 / 찬밥 속에 서릿발이 목을 쑤신다 / 부엌에는 각종 전기 제품이 있어 / 일 분만 단추를 눌러도 따끈한 밥이 되는 세상 / 찬밥을 먹기도 쉽지 않지만 / 오늘 혼자 찬밥을 먹는다 / 가족에겐 따스한 밥 지어 먹이고 / 찬밥을 먹던 사람 / 이 빠진 그릇에 찬밥 훑어 / 누가 남긴 무 조각에 생선 가시를 핥고 / 몸에서는 제일 따스한 사랑을 뿜던 그녀 / 깊은 밤에도 …
봄이 더 좋아지고 있습니다 밤 산책길, 가로수로 심겨진 버드나무 가지가 하늘거리고 손톱만한 작은 잎들이 가로등 불빛에 연한 초록으로 빛납니다. 가을 흥타령춤축제 끝나고나면 가지들을 심하다 싶을 만큼 쳐 내는데, 봄이 되면 어김없이 길고 무성하게 가지를 키워냅니다. 봄바람엔 한들한들 예쁘기도 하지만, 한여름 비오는날 멀리서보면 머리숙인 긴머리 여자 같아 무섭기도 합니다. 어린시절 버드나무 가지를 잘라 버들피리 불던 이야기는 옛이야기 같…
불편한채로 의뢰글씨를 더이상 쓰지 않는다고 공지를 올렸지만 문의하시는 전화는 왠지 더 자주 울리는 것 같습니다. 연락처까지 찾아 전화주신 분들인데,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나서도 여전히 죄송하네요. 손목 저린것은 조금씩 나아가겠지만 불편한채로 쓰는 글씨는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포스팅은 이전에 썼던 글씨들 올리고 있습니다. / 소담글씨,소담캘리는 캘리협회나 그룹에 속해 있지 않습니다. 강의나 수업도 하지 않구요.…
한주 정도 쉬어갑니다 지금은 자주 쓰지 않는 이전의 서체들을 다시 써보니 조금씩 모양이 달라져 있습니다. 조금은 다듬어 졌고 조금은 견고해 졌습니다. 글씨마다 서로 닮아가는 부분도 있고 완전히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한가지 글씨를 너무 오래 쓰면 새로움을 잃고 손이 서체에 따라 굳어버리기도 합니다. 한주 정도는 예전 글씨들을 써가며 쉬어가야 겠습니다. / 말이 너무 많습니다. 꼭 해야할 말, 칭찬하는 말, 따뜻…
토요일,외출 토요일 오후, 필요한 것들을 사러 나갔었습니다. 빵순씨와 시간이 맞지 않아 커피숍에서 기다리려 들어섰는데, 떨어져 앉아 있기는 했지만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대부분 삼삼오오 모여 책이나 노트북을 펼쳐놓고 공부하는 대학생들이었죠. 젊은 청춘들이 이 봄, 집에만 있으려니 얼마나 답답했으려나 싶기도 했습니다. 간혹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도 보였는데, 아직은 코로나바이러스에서 안심할 수 없는 시절이라 배려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