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와 제본용품 주문 밤 늦게까지 인터넷을 검색해 한지와 제본용품을 주문했습니다. 한지는 번짐이 적은편인 작품지 종류와 전주에서 나오는 닥 함량이 높은 종이들로, 제본용품은 그 한지들은 묶어 작품집을 만들거나 노트로 만들어 선물하기 위함입니다. 가끔 지치거나 의욕이 시들해져 안에서 새로워지기 힘들때 시도하는 방법입니다.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니 제본은 이참에 잘 익혀 두어야 겠습니다. / 말을 줄이고 행동을 많이 …
3년전 일기 3 생각없이 무언가를 쓰기 위해 책상에 앉는 무모한 금요일 새벽. 인풋, 아웃풋, 스택, 큐... 들여보낸 것 없이 무얼 뽑아 내려는 건지 목적도 방향도 없는 무의미한 글쓰기. 그래도 무언가를 배설하듯 토해내듯 속에서 밀어내고 싶은 욕구는 피곤을 거스르고 몸을 앉힙니다. 커피를 한모금 마시고 다시 잠 못들까 두려워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이 시간을 댓가로 내일을 통째로 지불할 배포는 ... 어리석습니다.열심히…
3년전 일기 2 큰 아이 주민등록증을 찾으러 갔었습니다. 사진이 맘에 안든다며 투덜대지만 제 눈에 그저 다 예뻐 보입니다. 철이 일찍 든 아이는 부모에게 아픈 손가락입니다. 아직 더 해주지 못한 것들이 많은데, 오히려 엄마,아빠를 마음 써주고 챙겨줍니다. 이제 날개를 꺼내 휘적휘적 제 길을 떠나고 나면 한동안 그 바람이 온통 저를 흔들겠지요.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 교훈이 맘에 들어 우리집 가훈도 '내 갈길은 내 힘으로'였습니…
3년전 일기 1 오늘은 빵순이 저녁 약속이 있어 혼자서 저녁을 차려 먹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야간자습을 하고 돌아오면 9시가 넘으니 적어도 9시까지는 저 혼자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혼자 밥을 차리려니 귀찮은 생각이 들어 컵라면에 밥이나 말아 먹을까 하다 그냥 미역국을 데워 먹기로 했습니다. 설겆이 꺼리 만들지 않으려 대충 저녁을 먹고 나니 밥을 먹는 행위도 얼마나 사회적인 일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고작 몇시간의 허전함에도…
티격태격해도 작은 아이가 밤 12시가 넘어 울면서 방에서 나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12시까지 과제를 내야하는데 제출하는 사이트가 열리지 않아 교수님께 메일로 보냈답니다. 꾀 부릴줄 모르는 순수한 아이인데, 당황하고 불안한 마음에 눈물이 났나 봅니다. 새내기 대학생이 매일 과제와 인강에 매여 지내는 것 같아 안쓰럽습니다. 큰 아이가 메일로 보냈으면 된거라며 토닥이고 위로해 줍니다. 티격태격해도 서로 위로하고 안아줄 수…
창백한 푸른점 무한이라는 개념을 이해하는데 우주만큼 적당한 것이 있을까 싶습니다. 밤 하늘을 올려다 보면 저절로 겸손해지고 좁은 마음의 품이 조금은 넉넉해 지곤 합니다. 이 먼지처럼 작고 작은 창백한 푸른점 지구라는 행성에서 우리는 살아갑니다.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인지 황사도 줄고, 밤 하늘도 맑아져 별들이 더 밝습니다. / 지구가 우리에게만 의미심장한 곳일지 모르겠지만 어쩌랴. 우리의 보금자리요 우리를 길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