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바인딩 새벽에 일찍 저절로 눈이 떠져 지난 밤 재단해 두었던 한지로 북바인딩을 했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이 지난(至難)하지만 정작 실로 묶는 작업은 간단한 바느질처럼 쉽습니다. 내지(속지)를 한지로 만들어 붓으로 글씨를 쓰면 뒷장에 먹물 묻어 날까 싶어 검은색 받침 종이도 크기에 맞줘 만들었습니다. 만들때 정성만큼 세상에 하나뿐인 것들이라 완성된 책들을 보니 보기 좋습니다. 표지나 속지로 좀 더 다양한 소재들을 써도…
배려없는 이에게는 어제는 세월호 6주기 되는 날이었습니다. 지금도 다른 사람의 아픔엔 아랑곳 하지 않고 막말을 일삼는 사람들을 보면 화를 내는 것도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려없는 이에게는 돌아갈 배려도 없습니다. 녹은 쇠에서 생기지만 차차 그 쇠를 먹어버리는 것처럼 마음이 옳지 못하면 그 마음이 사람을 먹어버립니다. / 바람과 함께 비가 내립니다. 몇일 후 절기 곡우(穀雨)를 알고 내리는가 봅니다. 얼마전부터 집…
넉넉해도 가난을 응원하세요 선거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귀를 닫고 막말을 일삼던 그들만 몰랐던 예견된 결과입니다. 국민을 가르치려 들던 사람들은 언제나 그렇게 심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역시 대다수의 사람이 더 싫은 당을 피해 차선을 선택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교만과 오만처럼 꼴불견도 없습니다. 더 잘해보라 힘을 실어줬으니 응답해야 합니다. 무거운 책임이 그들에게 있습니다. / 대한민국의 무게중심이…
어머니 칠순 선거가 있던 날, 고향집 예산에 다녀왔습니다. 어머니 칠순을 맞아 가족들끼리 모여 조촐하게 식사를 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동생들은 아직 아이들이 어려 5월에나 보자 하고 저희만 조용히 다녀오려 했는데, 아침 일찍부터 내려왔던 모양입니다.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함께 준비한 음식과 케익을 나눠먹으며 오랜만에 살가운 얼굴들을 찬찬히 볼 수 있었습니다. / 삶이 하나의 흐름이란걸 실감한다. 그 어떤…
처음해본 제책 처음으로 카디페이퍼와 한지로 제책(製冊)을 했습니다. (제본(製本)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책을 일본어로 책을 본 (本, ほん)이라 부르는 일제의 영향이라고 합니다. 한국어로는 제책 (製冊) 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어법에 맞다니 이제 제책 또는 북바인딩 같은 말로 고쳐써야 할 것 같습니다.) 유튜브로 찬찬히 따라하니 바느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상자에 담아두고 쌓아두었던 이전 글씨들도 모아서 책으로 …
사전투표 지난주 금요일에 가족들과 함께 사전투표를 하고 왔습니다. 두 아이들은 처음하는 낯선경험이라서 떨린다고 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투표장에 가본 적이 없어 아이들과는 꼭 함께 가고 싶었습니다. "선거는 누구를 뽑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를 뽑지 않기 위해 투표하는 것"이라는 프랭클린 애덤스의 말도, 플라톤이 한말로 알려진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다"라는 말도 있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