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인연 시절인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시절이 아니면 만나지 못하는 인연입니다. 그 시절엔 매일같이 어울렸던 사람이지만 지금은 소식도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을 익숙하고 편한 사이라고 함부로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봅니다. 지금의 시절인연들입니다. 인연이 닿아 있는 동안 가장 좋은 것으로 나누고 헤아려야 겠습니다. / 첫눈이 내렸습니다. 싸라기처럼 바람에 날리는 겨울의 …
마음은 가벼우실까요 아침 길에 리어커에 가득 폐지를 끌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할아버지를 보았습니다. 한눈에 보아도 무거워 보였는데, 큰 길이라서 차에서 내려 밀어드릴수도 없더군요. 어제 모아두셨던 걸 팔러 가시는 모양입니다. 짐은 무거워도 마음은 가벼우실까요. 사람들 말하는 삶의 무게는 저마다 다를테지만 이렇게 직접 목도하는 일은 편하지 않습니다. 본인들은 정작 환하게 웃으시는데 말입니다. / 타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
불편한 것들이 점점 늘어갑니다 조정래 선생님의 제주도 개발에 관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공감합니다. 십여년 전쯤 겨울이면 아이들 방학에 서귀포에 내려가 한달씩 지내다 오곤 했는데, 중국 관광객이 많아지던 무렵부터 제주에 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개발과 보존은 어디에나 있는 이야기입니다. 중심을 잘 잡아 노를 저어야 할 사공들이 어려운 보존보다 생색내기 좋은 개발쪽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웃고, 내일 울지도 모를 일입니다.+++4+…
그런 날이 있습니다 어제는 종일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일을 붙잡고 실랑이를 했습니다. 늦은 저녁엔 하루를 허투로 보낸 것 같은 상실감이 밀려와 소파에서 한참 멍하니 있었습니다. 그런 날이 있습니다. 내 맘대로 아무것도 안되는 날, 똥손인 날, 한없이 작아지고 무기력한 날. / 작은아이가 마지막 대학 면접까지 보고나니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아 할일을 찾는 모양입니다. 우선 자동차 운전면허부터 도전해 보라고 했습니다. 불안…
종이와 붓 마음에 드는 종이와 붓을 찾는 일은 글씨를 쓰며 계속되는 고민과 선택들 중 하나입니다. 직접 만져보고 써보고 다시 찾는 것들도 있지만 쓰다보면 부족한 점이 보여 좀 더 나은 것은 없을까 다른 것으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인터넷으로 구매할땐 설명을 꼼꼼이 잘 읽어보고 구매하지만, 절반쯤은 실망했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 쓰는 종이들은 10년전쯤에 전주에 들렀다 한지공예점에서 기념품으로 노트처럼 쓰려고 구매했던 것…
그저 계실 뿐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그냥 "계신 주"라는 찬송이 떠올랐습니다. 어딘가 의지할 곳을 마음이 찾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분은 그저 계실 뿐입니다. 지금은 마음이 그렇습니다. 어제는 아버지 기일이어서 시골집에 다녀왔습니다. 둘째는 눈병이 생겨 아이들에게 전염될 수도 있어 내려오지 못했습니다. 세집이 모이다 막내네와 두집이 모이니 허전합니다. 어머니의 기도에는 항상 둘째 걱정이 빠지지 않습니다. 어머니에도 제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