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은 "사람만이 오직 먹고 입는 것이 아니라, 해와 달을 비롯한 만유 역시 먹고 입는다"라고 하여
만유와 우주와 사람의 유기적 연관성을 갈파했다.
또 "숲 속에서 우는 새 역시 한울님을 모시고 있다"라고 하여
천지 만물이 모두 한울님을 모신 존재임을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이 우주에는 한울님의 기운이 가득 차 있으므로
한 걸음이라도 경솔하게 내디디면 안 된다고 가르쳤다.
우리가 밟고 다니는 땅이라 해도 함부로 뛰지 말며, 침을 멀리 뱉거나
허드렛물을 함부로 땅에 버리지 말라고 했다.
이러한 경지에서 한울님을 공경하는 '경천'을 넘어,
사람을 공경하는 '경인'과 만물을 공경하는 '경물'의 삼경사상이 나왔다.
이처럼 모든 인간과 모든 사물을 한울님처럼 대하라는 공경의 마음은
장일순에게 생명에 대한 즉각적인 깨달음을 주었다고 보아야 한다.
- 한상봉 『장일순 평전』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