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사리 낯설어 보일리가요 해질 무렵, 종일 너무 오래 앉아만 있었던 것 같아 카메라를 들고 동네 골목들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장갑에 귀마개도 하고 미끄러지지 않으려 등산화도 신었지요. 얼어붙은 바닥을 밟을 때마다 우두득 우두득~ 잠잘 때 이갈이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낯설게 보려 애를 썼지만 낯익은 것들이 그리 쉽사리 낯설어 보일리가요. 골목마다 문 연지 얼마 안 되어 폐업하고 기둥만 남은 곳들이 많았습니다. 코로나에 겨울만 겪고…
일어나는 것들이 참 많기도 합니다 이른 저녁, 하늘에 구름들이 천천히 흘러가는 풍경을 보고 있습니다. 해가 나기도 하고 잿빛 구름이 덮기도 하며 서두를 것도 없이 정한 길이라도 있는 듯 밀려가고 밀려옵니다. 저것들은 차가운 얼음이었다가 흐르는 물이었다가 궂은날 비였다가 새벽 푸른 안개였다가 지금은 켜켜이 하늘을 떠도는 구름이라 불립니다. 물이 없다면 생명도 없었다 하지요. 모든 것을 품고 그 자체로 모든 것이기도 한 것. 하늘을 올려다보았을…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지난 송년회에서 한 친구가 옆에 앉은 친구에게 '내년에는 네가 좀 잘해서 나 좀 도와주라'라고 말을 하니 옆에서 듣던 다른 친구가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잘해서 친구를 도와줄 생각을 해 인마!'. 힘들 때 친구나 가족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 그럴수록 스스로 더 단단해 지라는 조언, 농담처럼 웃으며 주고받은 말들이지만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Mon, 26 Dec 2022+++4+++요즘 씨앗은 뿌리지 않고 거…
고마운 분들 덕에 하나님이 밀가루 포대를 옮기시다 터뜨리신 모양입니다. 며칠째 내리는 눈은 싸라기눈이었다가 진눈깨비였다 지금은 함박눈이 되어 내립니다. 도로에 차들은 유빙(流氷)처럼 천천히 흘러 다니고 아침마다 수다스럽던 새들도 털을 세우고 어딘가 숨어 옹기종기 모여 있을 것 같습니다. 며칠 전 부친 편지는 잘 들어간 모양입니다. 궂은날 밖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생각하니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습니다. 제설하시는 분들, 대중교통 …
점검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갑자기 자동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고 기침하듯 쿨럭거리기만 해 긴급출동 서비스를 불렀습니다. 얼마 후 오셔서 배터리를 충전해 시동을 걸었는데 배터리 액이 약간 하얗게 보아는 걸 보니 수명이 다 된 것 같다고 하시네요. 마침 집 근처에 자동차 배터리 가게가 있어 교체했는데 시동 소리가 어찌나 시원하고 낭랑하던지요. 요즘은 차량에 전자기기가 많아 적정한 교체시기는 3~4년이라만 2년 정도 지나면 점검해 보는 게 …
은어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은어(銀魚, sweet fish)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은어는 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갔다 산란을 위해 다시 강으로 돌아오는 회귀어종인데, 일반적인 물고기와 달리 치어, 벌레, 지렁이 같은 것을 먹지 않고 돌 사이에 낀 이끼만 먹이로 삼아 흙냄새나 비린내가 아닌 수박향이 난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낚시로는 은어를 잡을 수 없어 자신의 구역의 지키려는 습성을 이용해 '놀림 낚시'라는 방법을 쓰는데 팔팔한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