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어머니 집에 다녀왔습니다. 내색은 안 하지만 여기저기 많이 아프셨던 모양입니다. 아들에게는 말 못 하고 살가운 며느리에게 여기저기가 아팠다며 소곤소곤하십니다. 장모님께는 살가운데 정작 왜 엄마에게는 그게 그렇게도 어려운 걸까요. 시골집 가는 길에 큰 도로가 뚫리는 모양입니다. 뭐 변할 게 있을까 싶던 시골인데 한 십 년 뒤 어떤 모습일지 걱정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고구마, 배추, 무, 대추, 총각김…
잘 익어 그윽한, 가을 작년 가을에 만들어 냉장고 깊숙이 보관해 두었던 모과차 담은 병을 꺼냈습니다. 반쯤 담겨 있던 하나는 흰 곰팡이가 피어 어쩔 수 없이 버려야 했지만 가득 들어 있던 하나는 아주 잘 익었습니다. 차가 잘 익었다는 표현이 좀 이상하지만 숙성되었다는 말보다 익었다는 표현을 더 좋아합니다. 뜨거운 물을 부어 후후 불어가며 새콤달콤한 모과차를 입안 가득 머금었습니다. 깊지만 아직은 무겁지 않고 달콤하지만 달지만은 않…
마곡사에 다녀왔습니다 주말에 마곡사에 다녀왔습니다. 단풍은 좀 더 있어야겠다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물들어 있었습니다. 들고 다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주전부리는 내려오는 길에 사기로 하고 군밤과 깐 밤, 돼지감자 스낵, 풀빵, 중국 호떡, 껍질 벗긴 더덕과 보리차보다 구수하다는 맥문동차를 무심한 듯 지나 산문을 걷자니 좋아하는 곳들을 몇 번이나 다시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 멀지도 않은데 말입니다. 유네…
어쩔 수 없는 가을인가 봅니다 아침에 볼 일이 있어 잠시 나갔다 근처에 가까운 커피숍에 들렀습니다. 아메리카노가 1,500원, 카페라테가 2,500원이어서 가격 참 착하다 했더니 배달을 주로 해서 그렇답니다. 코로나가 남긴 흔적 중에 어쩌면 가장 쓸만한(?) 흔적일 수도 있겠습니다. 커피숍이 많다 보니 경쟁도 심해지나 봅니다. 독특한 인테리어, 매장의 크기, 브랜드 네임, 가격 등 내세우는 무기들도 다양해졌습니다. 가끔 대학시절 커피보다…
곱씹게 되는 말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조금 두꺼운 옷을 입었더니 둘째 아이가 혼자만 겨울이라고 놀립니다. 추우면 움츠려 들고 움츠리다 보면 졸립고, 졸고 나면 그 시간이 너무나 아깝습니다. 둘째 아이는 여전히 반소매에 반바지를 입습니다. 어려서부터 열이 많은 아이였지만 저 역시 그랬던 것 같으니 젊음이라 해야겠지요. 가지고 있을 땐 잘 모르는 것이 건강이랍니다. 지금에야 곱씹게 되는 옳은 말입니다.Tue, 11 Oct …
매듭을 꼼지락 팔찌 매듭 묶는 방법으로 투톤 반지 매듭을 묶었더니 마음에 들어 가족들에게 하나씩 나누어 주었습니다. 저는 손도 크고 손가락도 두꺼워 새끼손가락에 맞춰도 빵순씨와 아이들에게는 중지나 검지에도 헐렁한 편입니다. 크고 두꺼운 손으로 작은 매듭을 꼼지락 거리는 걸 여전히 신기해합니다. 치수가 너무 다양해 매듭팔찌처럼 판매는 어려울 듯 해 주변에 나눠주는 정도로 만족해야 할 듯합니다.Sat, 8 Oct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