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밥 올려보며 웃고 있습니다 산책길 높은 감나무 꼭대기에 까치밥만 몇 개 남았습니다. 어린 시절 집 뒤란에 있던 감나무는 4쪽으로 나뉘는 족두리 감이었는데 홍시가 되기 전에 떫은 감을 일찍 따 우려서 먹었습니다. 항아리에 감과 미지근한 소금물을 넣고 지푸라기로 덮은 후 따뜻한 아름목에서 이불을 덮어 하루 저녁을 재우면 달큼한 우린 감이 되는데, 가끔 덜 우려진 떫은감이 폭탄처럼 숨어 있었지만 과일이 흔치 않던 어린 시절 훌륭한 비타민 …
안개와 는개 "는개"라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안개보다 조금 굵고 이슬비보다 가는, 바람 없이 조용히 내리는 가랑비를 뜻하는데 보슬비라고 부른답니다. 영어로는 misty rain, 안개와 는개, 나란히 쓰고 보니 우리말은 참 정겹습니다. 우리말을 잘 쓰는 책이나 사람을 만나면 반갑습니다. 사전에서나 찾아볼 것이 아니라 자주 써야 잊히지도 않겠지요. "는개", 잘 기억했다가 적절하게 잘 써야겠습니다.Sun, 13 Nov 2…
기쁘게 넘어가 주는 거지요 오후에 잠시 마트에 들렀는데 빼빼로데이 과자들로 진열대를 가득 채웠습니다. 과자만으로는 심심한지 초콜릿이 가세해 종류도 참 많습니다. 아이들 생각이나 몇 개 사 왔습니다. 아이들 크고부터는 발렌타인데이나 빼빼로데이 같은 날들을 챙기지 않았는데, 숨겨두었다 꺼내 보여주면 어떤 표정을 할지 궁금하기는 합니다. 상술이라고는 하지만 기쁘게 넘어가 주는 거지요.Thu, 10 Nov 2022 / 핸드드립으로 커…
핑계를 만들지 않으려 어제 많이 움직였는지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허벅지에 묵직한 통증이 있습니다. 기분 나쁜 통증이 아닌 "어제 좀 움직였나 보네?" 하는 정도입니다. 몇 주 허벅지 운동 때문인지 경사가 있는 산길도 한결 가벼웠습니다. 산행에 가장 힘든 순간은 올라갈 때도 내려갈 때도 아닌 집에서 산 밑까지 가는 거라는 말처럼 저녁마다 운동하러 나가기 까지가 가장 힘이 듭니다. 요즘은 핑계를 만들지 않으려 일 끝나면 바로 운동복…
손 흔들어 주는 듯합니다 주말 계획이 없는 금요일 오후 4시, 어제 도서관에서 새로 데려온 책들을 읽을까, 친구가 하는 연극을 보러 갈까, 단풍나무, 은행나무 길을 걸을까, 빵집 옆 갤러리에 그림을 보러 갈까, 평일처럼 무심하게 저녁 먹고 산책이나 할까... 떠올려보니 하고 싶은 것들도 참 많습니다. 창밖으로 노란 은행잎들이 지는 해를 받아 반짝거립니다. 작고 노란 손바닥들이 한 주간도 애쓰며 잘 살았다고 손 흔들어 주는 듯합니다.…
밖을 기웃거리는 마음 도서관에서 빌려온 다섯 권의 책도 다 읽어 갑니다. 2~3주에 3~5권 정도를 읽는 듯합니다. 집에 읽지 않는 책들도 많은데 자꾸 도서관에서 새로운 책을 가져오려는 마음이 저도 가끔 궁금합니다. 집에 있는 책은 언제든 읽을 수 있다는 마음일까요. 내 속은 들여다보지 않고 자꾸 밖을 기웃거리는 마음 같은 걸까요. 빌려오는 책을 좀 줄이고 집에 있는 책들도 읽어 나가야겠습니다.Tue, 1 Nov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