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미안한 마음이 남습니다 어제 오전에 택배로 주문한 디카페인 분말커피를 오늘 점심에 받았습니다. 택배를 문 앞에서 보내고 문 앞에서 받으니 분명 편한 세상이긴 한데 배송해 주시는 분들에게는 늘 미안한 마음이 남습니다. 어린아이가 있는 집인지 늘 택배 상자가 쌓여있는 아래층 현관 앞에서는 배송기사님들 드시라고 캔 음료를 박스채로 열어 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저도 배송이 올 시간 즈음 시원한 음료라도 쪽지와 함께 문 앞에 걸어 두어야겠…
감사하고 평온한 하루였습니다 24주년 결혼기념일이었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밥 먹고 조용히 지냈습니다. 빵순씨도 나이가 들어 모습은 조금 변했지만 더 밝아지고 명랑해진 듯해 보입니다. 이제 몇 년만 더 지나면 부모님과 지낸 시간보다 부부로 만나 지낸 시간이 더 길게 됩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생각이나 모습까지도 닮는 거겠지요. 아이들에게는 부담스러울 것 같아 엄마, 아빠의 결혼기념일까지 챙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감사하고 평온한…
밤사이 비가 내렸습니다 밤사이 비가 내렸습니다. 봄 가뭄에는 부족한 양이지만 목말랐던 것들에게는 단비였겠지요. 이미 모내기가 한창이고 저녁 산책길에 올라온 땅강아지도 반갑고 우렁찬 개구리 합창이 정겹습니다. 어제는 산책길에 주변으로 웃자란 잡초들을 예초기로 자르는 일을 하시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잘려나간 풀들의 파편과 풀향이 진하다 못해 독했지만 관리하지 않으면 금새 망가지는 것이 우리 사는 도시의 모습입니다.Sun, 5 Jun …
일요일 오후, 도서관 일요일 오후, 도서관에 들러 최인호 작가의 책 두 권과 한국인 최초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수상한 이수지의 그림책을 데려왔습니다. 최인호 님의 책 한 권은 제목이 제법 자극적인데 '나는 아직도 스님이 되고 싶다'입니다. 읽었던 책인지 가물가물하지만 읽다 보면 알게 되겠지요. 이수지 작가의 책은 2주 전쯤 예약한 책이었는데 부제가 '현실과 환상의 경계 그림책 삼부작'입니다. 다른 작가들은 그림을 어떻…
매듭을 묶고 있습니다 선물하려고 매일 하나씩 매듭을 묶고 있습니다. 점심 먹고 나른한 시간에 잠을 쫓으려 시작했는데 이젠 자리에 앉으면 자동으로 몸이 움직입니다. 선물 받을 사람 얼굴을 떠올리며 만들면 한 시간쯤 걸리는 시간도 훌쩍 지나 버립니다. 얼마 전 보람 작가님이 누웠다 불현듯 일이나 목걸이를 만들려 조개에 구멍을 뚫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나 유리병에 담아 두었던 작은 조개껍질들을 꺼내 무얼 만들까 궁리하며 만지작 거리…
걱정을 조금 했습니다 저녁에 둘째 아이와 둘이만 밥을 먹게 되어 아이가 좋아하는 초밥집에 가자 했습니다. 저녁 무렵 아르바이트하고 돌아오던 아이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초밥은 비싼데 집에서 파스타 만들어 드릴까요?" 하는 내용입니다. 회신으로 "아빠랑 밥 먹을 땐 돈 걱정 안 하기" 하고 보냈더니 알았다 합니다. 오랜만에 딸아이와 데이트하며 너무 검소하게 키운 건 아닌가 걱정도 조금 했습니다. 아직은 맛있는 거 사줄 수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