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폴 글랜디니의 '수학'이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도서관 십진 분류에서 001번대의 책을 빌린 것도 오랜만입니다. 시리즈처럼 철학, 심리학, 물리학... 등이 있는데 아마도 계속 찾아서 읽게 될 것 같습니다. 수학이 이렇게 쉽게 읽히는 것이었다니 조금은 놀라웠습니다. 학교 다니던 시절엔 골칫거리였던 수학이 졸업하고도 한참이지만 이제라도 재미있어지고 궁금해졌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Wed, 21 Sep 20…
다시 재발한 모양입니다 잠을 자다 느낌이 이상해 눈을 떠보니 왼쪽으로 빙빙 도는 현훈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며칠 동안 잠을 설친 이유가 현훈 같습니다. 지난번 신경과에서 진단한 이석증이 나은 줄 알았더니 다시 재발한 모양입니다. 새벽이라서 어쩌지 못해 조금 앉아 있으니 빙빙 도는 어지러움은 가라앉는데 다시 두통이 찾아옵니다. 불편한 새벽이라서 힘들지만 증상이 확실해졌으니 진단이나 처방도 정확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Sun, 18 S…
숲이 바람 소리로 소란스럽습니다 아카시아 숲이 바람 소리로 소란스럽습니다. 다시 태풍이라도 오는 갈까요? 조금 열어둔 창으로 찬 바람이 들어왔는지 코도 막히고 머리도 지끈거려 감기약을 먹고 누웠지만 밤새 뒤척였습니다. 얼마나 뒤척였는지 아침에 머리를 감다 보니 뒤통수가 따끔거리는 게 피부도 조금 상한 모양입니다. 두통에 감기에 상처까지... 아무튼 요즘 머리통 수난시대입니다. 창밖으로 온몸을 뒤집으며 일렁이는 숲이 시원합니다. 조용한 음악…
걷기가 곧 명상이 되기도 합니다 고향에 내려갈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읽을 책도 챙기고 카메라와 배터리, 잠옷, 선물, 용돈 봉투 같은 것들입니다. 걷기 편한 신발도 따로 챙기고 챙 넓은 모자와 이어폰, 모아둔 플레이 리스트도 있습니다. 가족들과 만나 맛있는 것 먹고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지만, 오랜만에 고향을 조용히 산책하는 즐거움의 크기도 작지 않습니다. 매일 보는 풍경과 일 년에 한두 번 만나는 풍경이 다르게 다가올 리 없지요. 걷기…
참을 만큼 참으신 모양입니다 오전까지 흐리던 하늘이 말갛게 개고 흰구름 몇 점 떠 있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모양입니다. 집 옆으로 흐르는 삼룡천 물소리도 잦아들고 황톳빛 물 색깔도 점점 투명해지고 있습니다. 환경 파괴로 인한 기후 변화는 날로 사나워지는데 책임 있는 나라나 기업보다 약하고 죄 없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혹한 것 같아 자연재해에도 불편한 마음이 남습니다. 天地不仁 以萬物爲芻拘 (천지불인 이만물위추구)라 했던가요. 참을 만큼…
문득 고마웠습니다 보일러에 문제가 생겨 A/S를 신청했습니다. 토요일이라서 오실 수 있을까 했는데 점심쯤 오실 수 있다 합니다. 보일러를 살피다 보니 8년 전에 설치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오류코드를 보니 점화플러그에 문제가 생긴 거라면 부품만 교체해도 되겠지만, 무상수리 보증기간이 3년이니 제 수명을 다 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깨끗하게 아끼며 잘 사용해야 하는 것은 사람 몸 만이 아니겠지요. 그동안 구석에서 조용히 집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