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씹게 되는 말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조금 두꺼운 옷을 입었더니 둘째 아이가 혼자만 겨울이라고 놀립니다. 추우면 움츠려 들고 움츠리다 보면 졸립고, 졸고 나면 그 시간이 너무나 아깝습니다. 둘째 아이는 여전히 반소매에 반바지를 입습니다. 어려서부터 열이 많은 아이였지만 저 역시 그랬던 것 같으니 젊음이라 해야겠지요. 가지고 있을 땐 잘 모르는 것이 건강이랍니다. 지금에야 곱씹게 되는 옳은 말입니다.Tue, 11 Oct …
매듭을 꼼지락 팔찌 매듭 묶는 방법으로 투톤 반지 매듭을 묶었더니 마음에 들어 가족들에게 하나씩 나누어 주었습니다. 저는 손도 크고 손가락도 두꺼워 새끼손가락에 맞춰도 빵순씨와 아이들에게는 중지나 검지에도 헐렁한 편입니다. 크고 두꺼운 손으로 작은 매듭을 꼼지락 거리는 걸 여전히 신기해합니다. 치수가 너무 다양해 매듭팔찌처럼 판매는 어려울 듯 해 주변에 나눠주는 정도로 만족해야 할 듯합니다.Sat, 8 Oct 2022++…
일면과 내면 나카지마 아쓰시의 『역사 속에서 걸어 나온 사람들』, 『이능(李陵』편에 사마천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직언을 했다 치욕스러운 궁형을 당한 후 다시 공직에 등용된 후에도 '환관'이라는 문구를 만나면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나 신음하며 사방을 서성입니다. 이를 악물고 자신을 진정시켜가며 우리가 잘 아는 『史記』를 완성합니다. 신영복 선생님의 추천과 이철수 선생님의 판화그림에 끌려 읽게 된 책이었는데 세세하게 알기…
글씨는 그대로 좋은 공부입니다 머리가 무거운 탓을 하며 한동안 먹을 가까이하지 않아 오랜만에 붓을 잡으니 획도 마음도 제대로 서지를 못합니다. 여러 시간 붓질을 하고서야 글씨 하나 걸어 말리는 시간. 진득한 먹물, 듬직한 붓, 청순하게 수줍은 화선지, 입을 굳게 다문 아이 같은 벼루, 찰지게 붉은 인주, 서글서글한 낙관, 진한 나무 내음 같은 먹향까지. 잘 쓰려는 마음 없이 간결하게 쓰려는 글씨는 점점 제 살고 싶은 마음을 닮아 갑니다.…
시나브로 가을입니다 새벽 배송을 처음 받았습니다. 무거운 물이나 휴지 같은 것들과 신선식품들이 얌전하게 문 앞에 높여 있었습니다. 세상 참 편해졌구나 하면서도 한편 찬 새벽부터 이것들을 준비하고 가져오신 분들도 있겠구나 생각하니 편리함의 그늘에 숨은 수고로움에 대한 고마움도 있습니다. 집안에서는 아직 반소매 반바지 옷을 입지만 외출할 때는 긴 옷을 찾게 됩니다. 시나브로 가을입니다.Tue, 27 Sep 2022 / 주말…
우리들 시절 같았습니다 봄에 만나고 가을에 만나니 반년만에 친구들을 만나러 고향으로 내려갑니다. 장어를 굽네, 소머리국밥을 끓이네 하지만 가장 궁금한 건 친구들 얼굴과 안부겠지요. 내려오지 못하는 친구 이야기는 굳이 캐묻지 않습니다. 그만한 사정이 있으리라는 짐작과 이해가 먼저입니다. 조금 먼저 내려가 천천히 숙소 주변을 걷기도 하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벼이삭 누렇게 익어가고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길에 서 있으니 지금이 딱 우리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