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날들을 지내고 있습니다 붓처럼 두꺼운 획들은 단순해지려하고, 펜처럼 가는 선들은 세밀하게 쓰려는 편입니다. 중요한 것은 속도인데, 마음이 급해 붓 가는대로 쓰다보면 건질 글씨가 없습니다. 일필휘지를 꿈꾸지만 마음에 드는 글씨 하나 얻으려 종일 매달리기도 하고 연습지가 수북하게 쌓이도록 쓰기도 합니다. 펜이나 작은 붓에 익숙해지면 조금 큰 붓이 낯설어지고, 큰붓이 좀 쓸만해지면 작은 글씨가 낯설어지는 날들을 지내고 있습니다.+++…
마음도 그렇지 않을까요 신발장을 정리하며 신발을 세바구니나 버렸습니다. 등산화, 구두, 운동화... 밑창이 굳어 부서지는 것들도 있고, 발이 아파 잘 신지 않는 것들, 어떤것은 10년이 넘은 것도 있습니다. 언젠가 필요하겠지, 버리기 아까워했던 것들을 버리고 나니 마음까지 홀가분 합니다. ( 신발장도 넓어져 신발들도 사회적 거리를 둘 수 있겠군요. 미국에서는 집안에서도 신발을 신는 문화가 있는데, 신발에 묻은 바이러스가 5일이나 살…
봄입니다 한낮엔 겉옷을 입지 않아도 차갑지 않을 만큼 날이 따뜻해 졌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밖으로 나가 걷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일어납니다. 청개구리처럼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어지는 마음은 누구나 비슷한가 봅니다. 잠깐 장을 보러 마트에 다녀오던 길에 노랗게 흐드러진 개나리를 보았습니다. 고향 선산엔 진달래도 한창이겠지요. 모내기를 일찍 시작한 곳도 있을테고 밭에는 거름을 내고 고추, 감자, 고구마, 도라지 씨앗도…
존재의 깊이 "내가 이 더러운 코로나19를 얻었지만 나는 아름다운 생애를 가진 사람이라 호흡기를 끼면서 연명하고 싶지 않습니다. 호흡기를 나보다 젊은 사람을 위해 사용해 주세요. 부탁입니다." 벨기에 90세 수잔느 할머니가 마지막 남기신 말씀입니다. 존재의 깊이만큼 울림도 큽니다. 할머니의 아름다운 생애를 듣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 예산에 다녀오는 길에 과수원에서 사과를 한상자 샀습니다. 10kg …
엽서와 편지 엽서와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안부를 적어 보내기도 하고 좋아하는 글을 써서 보내기도 합니다. 예전에 주고 받던 편지처럼 애틋한 마음은 아니어도, 조금은 반가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선거일이 다가옵니다. 후보등록을 하고 공천을 받으려 애쓰는 정치인들을 보며 저들은 정말 사람들에게 봉사하고 희생하고 싶어 나오는 사람들일까 의문이 들때가 많습니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
도서관이 그리운 날입니다 도서관이 주는 분위기 같은 것이 있습니다. 차분한 공기와 봄볕처럼 은은하게 떨어지는 조명도 좋아합니다. 조용히 책이 하는 말을 집중해 듣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는 것도 좋습니다. 꼭 책을 읽거나 빌리지 않아도 그런 사람들 틈에, 그런 분위기가 좋아 도서관을 찾기도 합니다. 혼자이지만 여럿이 함께인 공간, 제겐 그런곳이 도서관입니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로 도서관도 제법 오래 문을 닫아 걸었습니다. 책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