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빵순씨 거실에서 들리는 소곤소곤 다정한 소리에 끌려 나갑니다. 여자셋이 모여 앉으면 웃음소리가 쉴새 없습니다. 무슨 말을 하나 들어보면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들입니다. 그 특별할 것 없는 대화를 듣다보면, 서로에게 눈 맞추고 상대가 웃으면 자연스레 따라 웃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귀 기울여 들어주고 웃어주고 눈 맞춰주는 온기로 가득한 따뜻한 공감입니다. 눈만뜨면 쪼르르 빵순씨 앞으로 모여드는 딸들처럼 저도 어느새 그…
늘 부끄럽습니다 글씨도 그림도 늘 하던대로 하다보면 지루해 집니다. 너무 견고해 새로움이 끼어들 틈이 없으면 옛것으로 남게 되고, 새로움이 지나치면 파격이 되어 버립니다. 무엇이든 나아가는 길에 새로움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또 무엇을 새롭게 볼 것인지도 고민해야 할 대목입니다. 옛것을 살피는 것도 낯선것을 찾는 것도 방법이겠지요. 봄이 되니 마음밭도 간지러운가 봅니다. 속에서 꿈틀거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 엄마…
목에 가시 점심에 반찬으로 갈치를 먹다 가시가 목에 걸려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밥을 삼키는 민간요법을 고민하다 한 수저쯤 삼켰는데 오히려 가시가 더 깊히 박힌 것 같았습니다. 하루 쯤 기다려볼까 하다 밤에 열이라도 나면 더 고생일 것 같아 가까운 동네 이비인후과에 갔습니다. 코로나19 영향인지 늘 북적이던 이비인후과가 한산 하더군요. 목 안을 살펴도 가시가 보이지 않아 X-ray도 찍었습니다. 엉덩이를 쭉 내밀고 혀를 …
씁쓸했습니다 어느때 부터인가 서점가에 법정스님의 말씀이나 일화들을 엮은 책들이 쏟아져 나온 것을 보았습니다. 법정스님의 남기신 말씀과는 별도로 그것이 옳다 나쁘다 말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생각대로 쓰고 내는 글들이니 금할 방법도 없습니다. 궁금하긴 했지만 법정스님이 직접 쓰시고 출판을 허락하셨던 책들 외에는 더이상 궁금해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법정스님을 브랜드처럼, 금할수록 더 탐하는 욕심을 이…
황망했던 하루 평온하던 아침, 고향 후배의 모친상 부고를 받았습니다. 편찮으시다거나 불편하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어 전화를 걸어보니 아침에 장에 다녀오시던중 교통사고를 당하셨다며 울먹였습니다. 코로나19로 장례식장에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황망한 소식에 가만 있을 수 없어 빵순씨와 함께 예산 장례식장에 다녀왔습니다. 장례식장 입구에서도 열을 재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죽어도 문상조차 꺼려지게 만드는 고약한 유행병입니…
잘 살고 있는 걸까요 자유는 누구에게나 평등해야하며 이는 기회의 균등을 전제로 한다. 차별이 인정되는 경우는 단 한가지. 기회의 균등을 위해 사회적 약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경우뿐이다. 그 차별이 바로 '복지'이다 - 존로스의 <정의론>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공평한 것과 평등한 것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 평등을 모든 것의 기준처럼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기 위해, 사람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