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행복에 길들여 지기를 빵순씨가 아이들 어려서 찍어 두었던 비디오테이프를 보고 싶다기에 먼지 쌓인 비디오테이프 플레이어를 꺼냈습니다. 전원은 켜지는데 테이프가 돌아가지 않습니다. 8mm 캠코더는 될까 싶어 꺼내봤지만 이 녀석은 전원도 들어오지 않더군요. 십수년 동안 먼지 쌓여 있던 물건들이니 그럴만도 합니다. 필요할때만 꺼내 쓰고 싶어하는 건 욕심에 가깝죠. 예전엔 사진관 같은 곳에서 비디오테이프를 CD나 USB에 변환해 주기도 했…
잠들기 힘든 밤입니다 아이들에게 문득문득 느끼는 어른스러움에서 세월의 시큼함을 느끼곤 합니다. 조용히 뒤에서 엄마,아빠를 챙기는 모습에 든든하다가도 가슴 어딘가 시큰하기도 합니다. 다 큰 딸들이지만 늦은 밤 불은 켜놓고 자는건 아닌지, 이불 걷어차고 잠을 자는건 아닌지 살피다 가만히 머리를 쓰다듬을 때면, 내복입고 이불 위에서 뒹굴거리던 아가들이 그리울때도 있습니다. 내 어머니, 아버지도 같은 마음이셨겠지요. 생각이 길어져 잠들기…
딸에게 보내는 편지 아빠는 네가 얼마나 열심히 그리고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단다. 네 어깨를 짓누르는 무게를 남들은 가늠하기 힘들거야. 자신의 짐이 아니면 너무도 쉽게 생각해 버리는 게 남들이니까. 종종 타인의 노력에 등급을 매기거나 가볍고 무거움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누구라도 타인의 노력을 평가하는 건 온당치 않아. 사람마다 걸음이 다르고 호흡이 다르듯 저마다의 속도와 무게로 자기 삶을 살아가는 …
고맙습니다 자주쓰는 말중에 "고맙습니다"의 어원이 궁금해 찾아보니 삼국유사에 '고마'는 곰이라는 뜻으로 단군의 어머니 곰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합니다. 곰은 고대부터 대지의 신성한 어머니로 '고맙습니다" 라는 말에는 '고마'와 같이 신성하고 은혜로운 사람이라는 뜻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새겨볼수록 아름다운 우리말입니다. / 깊은 밤 어두운 거실로 달빛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잠은 이미 먼동네로 마실간지 오래전입니…
저마다의 자리에서 지병이 있어 3개월마다 병원에서 약을 받아 옵니다. 지난주부터 코로나19 때문에 전화로 처방이 가능하다기에 병원으로 전화를 했더니 지정약국으로 처방전을 보내준다고 합니다. 병원 진료비도 약국에서 함께 결제하고 약을 받아왔습니다. 일선 병원과 약국도 감염병과 전쟁을 치르는 중입니다. 그들이라고 불안과 두려움이 없을리 없습니다. 저마다의 자리에서 빛과 소금이 되어주는 사람들입니다. / 어머니에게 안부 전…
모처럼 맑은 날 봄 날씨 변덕인지 몇일 날이 궂더니 모처럼 맑은 날입니다. 주말에 가족들과 모여 종일 뒹굴거렸더니 오히려 몸이 더 찌뿌둥합니다. 각자 좋아하는 것을 하지만 누구하나 웃는 소리라도 나면 금새 모여듭니다. 호기심에 마당 여기저기를 흩어져 돌아다니다 멍~ 소리 하나에 몸을 던지듯 모여드는 강아지들 같습니다. 물론 그 중심엔 우리집 최고 인기쟁이 빵순씨가 있습니다. 사람을 예뻐할 줄 아니 예쁨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