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갔을까요 제가 살던 시골에는 물이 귀해 논 한쪽에 물이 솟는 얕은 샘이 있기도 했습니다. 작은 샘에는 미꾸라지부터 큰 웅어까지 살았는데 논 주인은 해충을 잡아먹어 물 속의 것들을 잘 잡지 않았습니다. 동네 어른들이 '웅어'라고 알려주셨던 것을 찾아보니 '드렁허리'라고 한답니다. 장어같기도 하고 미꾸라지 같기도 한데 가끔 뱀인줄 알고 놀라기도 했습니다. 샘은 언제나 맑은 물이 퐁퐁 소리를 내며 솟아 올랐고, 논은 개구리…
중고서점 사고 싶은 책이 있을 때는 주로 중고서점을 이용하는 편입니다. 먼저 중고서점에서 찾아보고 없으면 새책을 구입합니다. 도서관에서 자주 책을 빌려 읽다보니 다른 사람이 읽던 책에 대한 거부감도 없고, 실제로 동네에 알라딘 중고서점 같은 곳에서 책을 구매해 보면 새책과 다를바 없습니다. 헌책을 사면 다만 몇그루라도 나무를 덜 베어내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생각입니다. 중고책이라도 오래된 책이 아니라면 새책과 가격 격…
소소한 즐거움 권정생 선생님 글을 읽다 보면 가끔 제가 바보같아 보입니다. 슬픈 이야기에 금방이라도 울 것 같다가도 몇페이지 넘기기전에 피식피식 웃고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반성문2>라는 시는 참아 넘겼는데 <정축년 어느날 일기>는 참지 못하고 뿜었습니다. 똥누는 하나님은 상상도 못했거든요. 선생님은 아프고 힘드셨지만, 참 재미있는 분이셨던 것 같습니다. / 소담스토어에 올릴만한 것들을 만들…
새벽에 눈이 떠졌습니다 새벽에 저절로 눈이 떠졌습니다. 빵순씨가 방학에 집에 있는 아이들 해달라는 음식 이것저것 해 주다보니, 모두 술안주감이어서 어제 저녁에도 막걸리를 두잔쯤 마셨더니 잠이 달아났나 봅니다. 열페이지쯤 남은 책 마저 읽고 있자니 형광등에서 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예전에 잠결에만 들리던 시계초침 소리 같습니다. 거실과 주방은 몇일전 LED로 바꿨는데, 남은 형광등 아까우니 방 하나만 남겨두고 나머지도 바꿔야 할 것…
소심 어떤책은 제목만으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반대로 어떤책은 제목만으로 걸러지기도 하구요. <소심해서 그렇습니다 / 유선경> 이 책은 제목만 읽고 수집(?)했던 책이었습니다. 소심... 왠지 닮은 듯 마음이 쓰이는 단어입니다. 주말엔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많아 좋습니다. 요즘은 읽고 싶은 책이 별로 없어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꺼내보고 있습니다. / 에란카츠는 말…
졸업식 오늘은 둘째아이 고등학교 졸업식이 있는 날입니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로 가족들은 오지 말라는 당부가 있었습니다. 교실에서 조촐하게 졸업장을 나눠준다고 합니다. 아이는 담임선생님과 친구들 나눠줄 선물을 사와 편지를 쓰고 포장을 하고 종일 분주했습니다. 참 예쁜 나이고 귀한 시간입니다. 이제 배움의 의무 12년을 마치고, 선택한 시간들을 살아갈 아이를 위해 기도하는 아침입니다. / 밀가루 범벅에 짜장면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