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모양입니다 의욕 없음이 점심에 먹은 동지 팥죽을 핑계 삼아 졸음을 몰고 옵니다. 요즘 느끼는 무기력은 카페인 금단현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지 가능한 카페인 섭취를 중단한 지 한 달이 넘어갑니다. 편두통과 불면에서 벗어나니 무기력의 나태지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무엇에든 매여있다 놓이려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모양입니다. 하고 싶은 것이 없을 땐 더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방법일지 모릅니다. 주말 …
슬슬 배가 고파옵니다 오후 4시경이 되면 슬슬 배가 고파옵니다. 점심에 삶아 놓은 계란 2개를 포크로 대충 으깨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후 모닝빵을 전자레인지에 15초 돌려 반을 갈라 속을 채워 먹었습니다. 마요네즈와 체다치즈가 있으면 좋은데 다 먹은 모양입니다. 간단하지만 빵과 계란의 식감과 심심한 맛이 간식으로 먹기 좋습니다. 도서관에서 간단한 간식과 술안주 레시피도 찾아왔는데 가끔 빵순씨와 아이들에게 만들어 줘야겠습니다.…
그리움만 눈꺼풀에 내려 앉습니다 몰아치듯 바람눈이 날리다 어느새 하늘하늘 포근한 솜털 같은 눈이 내립니다. 해가 나고 들고 하며 순간순간 얼굴을 바꾸는 오늘 바깥 풍경입니다. 창밖을 가만히 바라보다 문득, 할아버지가 아침 일찍 장작을 더 넣어 아름목 노란 장판이 우글거릴 만큼 따뜻했던 안방에서 창호지 문살 틈 작은 유리창으로 눈 내리던 밖을 바라보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온통 세상이 하얀 눈 천지라서 할 일이라곤 볕 내리는 담벼락 양…
'와비사비'라는 말이 있답니다 '와비사비'라는 말이 있답니다. 궁금해 찾아보니 ‘와비사비(わびさび)’는 완벽하지 않은 것들을 귀하게 여기는 삶의 방식으로 미완성, 단순함을 가리키는 와비(わび)와 오래됨, 낡은 것을 뜻하는 사비(さび)가 합쳐진 말로 대략 ‘미완성의 아름다움’이란 의미라고 합니다. 어딘가 조금 모자란 듯해야 아름다운 것들이 있지요. 빈틈없이 완벽한 것은 아름답지만 정이 가지는 않습니다. 어설프고 부족해서 모자란 것이 아닌 …
그대로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작은 아이가 2차 자격시험을 보러 가는 날입니다. 학교에서 버스를 준비해 새벽 6시 40분에 모여 버스를 타고 대전에서 시험을 치릅니다. 빵순씨와 함께 5시부터 일어나 소고기뭇국을 끓여 아침밥을 먹이고 아직 어둑어둑한 6시, 함께 학교까지 차로 데려다주었습니다. 다행히 지난번 1차 실기 때는 우황청심환을 먹어야 할 정도로 떨렸는데, 이번엔 많이 떨리지 않는답니다. 날도 춥지 않고 포근합니다. 6시 20분쯤 …
생각에서 놓이니 평안이 찾아옵니다 한 가지 글씨를 너무 오래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습니다. 그러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장자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어느 것도 영원한 것이 없는 것처럼 이 글씨도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변해 갈 것입니다. 이제 그 생각에서 놓이니 평안이 찾아옵니다. 대개의 고민은 그런 것들입니다. 2023.12.07 pm 15:37 / 내시경을 하고 돌아와 죽을 먹고 샤워하고 자리에 앉으니 이제 좀 살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