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자기방어 어제는 작은 아이가 친구집에 놀러 갔다 오는 길에 낯선사람이 휴대폰을 잃어버렸다며 휴대폰을 빌려달라고 했답니다. 거절하기 힘들어 막상 빌려주기는 했는데 걱정이 됐나 봅니다. 휴대폰을 들고 튀지나 않을까, 해외나 어디 이상한 곳으로 전화를 하는지 불안해 바짝 붙어 있었다나요. 외국 관광지에서 이런 절도나 사기가 흔하다는 기사도 본 기억이 있습니다. 다음부터는 마음이 찜찜해 빌려주지 안겠다고 합니다. 사람을 믿는…
단단해 지지 못한 마음 어딘가 어떤 사람의 충고 몇마디에 마음이 쓰여 어제 오후는 무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사람 눈엔 제가 많이 어눌하고 어리석어 보였나 봅니다. 교만하고 영악한 사람보다 부족해 보이는 사람이 낫다고 생각하며 살았지만, 정작 그런 취급은 단단해 지지 못한 마음 어딘가를 저릿 하게 만듭니다. 말도 마음도 흘려보낼 줄 알아야 하는데 아는 것과 삶이 되어 살아지는것은 여전히 다르고 어려운 일입니다. / 민주투사로 …
한지와 먹물 먹물을 많이 흡수하는 한지는 글씨의 일정한 굵기와 매듭이 어렵습니다. 싼 연습지들이 대개 얇고 균질하지 못하게 먹물을 한껏 빨아들이는데 잠시만 힘조절을 못해도 먹물이 쏟아져 글씨를 망치는 경우가 흔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붓과 먹물을 다루는데 노련해지면 그런 이유로 멋을 살리려 일부러 먹물을 많이 흡수하는 한지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으니 다만 선택일뿐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닙니다. 다만 초심자라면 좋은 붓과 조…
다른 선택을 했을까요 부모가 모두 옳은 것도 그말을 모두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어른이 모두 어른다운것도 아니라는 걸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나는 다른 선택을 했을까요? 그 시절 안다고 옳았다고 믿었던 교만의 벌을 긴 시간이 지난 후에야 깨달아 아플때가 있습니다. / 빵순씨가 문을 빼꼼 열어 얼굴만 내밀며 홈쇼핑에서 방송중인 오징어를 사달랍니다. 홈쇼핑 주문도 할줄 모르는 아날로그인입니다. 의지할 사람이 있어 그럴…
막걸리 생각 막걸리를 좋아하지만 즐겨 마시는 편은 아닙니다. 유전적으로 간이 약한 이유도 있지만 유난히 막걸리만 먹으면 부글거리고 불편한 배앓이 탓에 마셔도 고작 한두잔이 치사량입니다. 이것도 우유처럼 소화능력이 생기지 않을까 오기가 발동하는 날도 있었지만 다음날 깨질듯이 아픈 머리로 돌아옵니다. 막걸리가 생각나는 쌀쌀한 저녁. 보글보글 동태 찌게에 막걸리 한잔이 달빛처럼 어른거립니다. / 다를것 없는데, 금요일 …
글쓰기는 여전히 답보입니다 읽기와 듣기는 멈추지 않았지만, 글쓰기는 여전히 답보입니다. 글씨를 쓰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은 다른 일인듯 합니다. 무엇을 드러내는 것과 기록하는 것이 여전히 부끄럽고 소심한 까닭도 있습니다. 스스로 보잘것 없는 일상이라는 생각에 미치면 어떤 것도 남기고 싶지 않습니다. 비교하는 마음을 모두 없애는 일은 마치 밥을 굶는 것 같습니다. 죽어야 끝이나는 일입니다. / 조금씩 무심해져 가는 연습을 합니다.…